‘비주얼 브랜드’로서의 패키징

FMCG (Fast Moving Consumer Goods, 슈퍼마켓상품)에 있어서 가장 크게 변화하는 분야는 유통이다. 유통이 빠르게 변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이 크게 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제조업체의 전통적인 마케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3만가지 이상의 아이템이 진열되어 있는 FMCG의 75 퍼센트 이상의 구매 의사결정이 구매시점(POP, Point of purchase)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제는 어떤 상품이 소비자의 눈에 띄어 소비자의 비계획구매와 충동구매를 유도하여 쇼핑 바구니에 들어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패키징(포장)과 디자인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쇼핑리스트를 가지고 슈퍼마켓에 가지 않는다. 쇼핑리스트가 바로 진열대이다. Bradshaw와 Phillips(1993)는 오늘날의 소매유통환경에서의 소비자 구매행위를 A = P * (S*D)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A = 구입 브랜드 (Actual Brand)
P = 구입의사 (Propensity)
S = 구매의사 자극 (Stimulation)
D = 그 자극에 의한 인지의 정도 (Degree of Perception)

일 때 하나의 내부요소(P)와 두 개의 외부요소(S와 D)에 의하여 구매가 이루어지는데 이 두 가지 외부 요인이 바로 패키징(포장)이며 이는 유통업체의 ISM(In Store Merchandising)에 대항하는 제조업체의 강력한 ISM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봉지 일색의 스낵 진열대에서 어떤 특정한 브랜드를 찾을 때, 같이 진열된 ‘프링글스’나 ‘맛동산’의 그 차별화된 포장의 시각적인 자극을 어떤 단계에서든 피할 수 없다.

이렇게 눈에 띠는 상품은 인지의 반복에 의하여 브랜드의 가치로 발전하는데 이는 그림에 의하여(로고도 그림으로 읽힘) 인지되는 브랜드 즉, ‘비쥬얼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이 100조원에 이르고 있는데 이중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병과 로고에서 나오는 브랜드 다시 말해 ‘비주얼 브랜드’임을 추측할 수 있다.

광고로서의 패키징

광고의 효과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으며 제조업체로부터 공급되는 구매시점 광고물(POP)들이 관리상의 문제와 특정 상품의 매출증대가 타상품의 상대적인 매출감소를 가져오는 등 유통업체의 이득에 기여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거의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변화된 쇼핑환경과 쇼핑행동에서 포장은 매체광고에 대하여 그림과 같이 시간이 갈수록 효과적이며 지속적인 브랜드인지 즉, 광고의 효과를 가져온다.

브랜드 인지

지프, 제록스, 아스피린, 스카치테이프 등의 세계적인 고관여 브랜드들이 일반대명사로 대체되고 말았다. 반면에 저관여 상품인 토블러론, 코카콜라, 킷캇, 델몬트, 켈로그, 말보로, 등은 오십 년 혹은 백여 년 이상 같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유지 하면서 그 ‘비쥬얼’로서 브랜드를 강화해 가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는 ‘비주얼’이 강력한 광고의 수단임을 알 수 있다.

마케징(MarkeGing)

85 퍼센트의 시신경이 눈의 주변시계에 퍼져 있다. 사람은 거의 180도의 전방 시계를 볼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는 인류가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진화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개인이 한 번에 대처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상품은 바구니에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는 움직이는 물체를 가장 빨리 보며, 우리가 보고자 원하는 것을 보며 선험적 기대감에 의하여 무의식적으로 사물을 보게 되며,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돌출효과로 보게 되는데 그림에서 희게 보이는 사각형은 모양과 색깔의 결합된 형태가 의식과 무의식적인 탐색에서 모두 유일함을 보여준다. 이 때 모양이나 색깔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것들이 서로 그룹화 되고 배척하여 전체에 대하여 부분의 돌출 현상이 발생한다.

Cave (1999)의 FeatureGate model

또 정보의 혼란 속에 지각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각적 경계(Perceptual vigilance) 즉, 관심 밖의 것들은 배척해 버리고 지각적인 범주화(Perceptual categorization) 안에서 쇼핑이 이루어진다. 지각적 범주화란 기존의 기억 속의 사물에 대한 스키마(Schema)와 관련하여 판단을 돕는다.

스키마는 과거의 경험에 의해 이루어진 사물에 대한 전체적인 지식, 상식 혹은 개요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슈퍼마켓의 과자 매장에서 끈으로 묶은 봉지를 무의식적으로 보았거나 별안간 녹색의 튜브들이 쌓여 있을 때 각각 ‘과자 + 끈’의 결합과, ‘튜브 + 슈퍼마켓’의 결합으로 상품명을 읽어보지 않아도 ‘맛동산’이라든가 ‘프링글스’라는 상품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즉 지각을 통합(Perceptual integration) 하여 조직화(Perceptual organization) 하는 것이다. 나는 이들 결합들을 유명한 ‘전체는 부분의 합과 다르다’는 게슈탈트(Gestalt) 심리학 이론을 소비자행동에 응용하여 ‘페슈탈트’(Pestalt, Packaging + Gestalt)라는 조어로 부르는데 장소나 포장, 색깔이나 그래픽 디자인 로고 등을 포함하는 ‘페슈탈트’ 요소 중 가장 크게 지각적 결합( Perceptual Integration)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포장이다.

패키징에 대한 마케징 역할 요구

통제가 가능한 마케팅 요소로서 흔히 4P를 들고 있다. 일부 마케팅 학자들은 Price, Product, Place 그리고 Promotion에 이어 다섯 번째 마케팅 믹스로 Packaging의 P를 꼽아 포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패키징은 팔 것을 보호해야 하고, 보호하는 것을 팔아야 한다(Briston and Neill, 1972).

그리고 모든 마케팅 이후, 최종 순간인 ‘선반에서 바구니로’는 패키징에 달려 있다(Southgate, 1994). 포장이 말없는 세일즈맨(Pilditch, 1961)으로 일컬어진지 사십 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패키징이 마케징(MarkeGing, Marketing + Packaging)으로서의 역할을 절실히 요구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