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 독일 연방정부가 공식 승인한 ´환경유해포장용기 보증금제도´의 취지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2002년 1월 1일부터 발효될 이번 제도로 소비자들은 각종 음료수 캔과 일회용 유리병, 일회용 PET병에 대해서도 내용물에 관계 없이 모두 0.25 유로화(약 300원), 1.5리터 이상의 것은 0.5 유로화 (약 600원)의 보증금을 사전 지불해야 한다. 단 포도주와 우유 용기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물론 보증금을 지불한 캔과 일회용 용기는 사용한 뒤 지정된 회수창구(대부분의 슈퍼마켓)에 반납하면 선불한 보증금을 되돌려 받는다.

독일은 이미 1991년 제정된 포장용기법(Verpackungsverordnung, 1998년 개정)에 따라 각종 포장용기의 회수 및 재활용 정책을 강력히 시행해 왔는데, 이번 시책으로 중요한 3가지 사항이 개정됐다.

- 일회용/재활용 음료용기의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생태적으로 유해한 것/유익한 것으로 구분.
- 음료팩은 생태적으로 유해하지 않은 포장으로 재규정.
- 기존 방식인 비율규제를 의무보증금제도로 대체.

연방 환경부에 따르면 음료시장에서 환경친화적인 재활용 용기의 사용률이 1995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997년과 1998년에는 재활용 용기 사용률이 규정치인 72%에도 이르지 못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규정에 따르면 2년 연속 재활용 용기 사용비율이 72% 이하일 경우 일회용 용기에 대해 50페니히(약 300원)의 의무보증금이 도입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999년 재활용 용기 사용률이 70%에도 못 미친 맥주와 물에 대해 올해 하반기부터 의무보증금을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나 환경보호 측면에서 콜라캔이 의무보증금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인식됐다. 이런 점에서 트리틴(Juergen Trittin) 환경장관은 의무보증금 제도의 전면 실시를 검토하게 된 것이다.

트리틴 장관은 이번 시책이 환경보호를 위한 큰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환경유해 포장용기에 대한 의무보증금 제도로 캔과 일회용 용기 사용 증가추세를 꺾고 생태적으로 유리한 재활용 용기 사용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이 제도가 시행되면 각종 용기가 종류별로 정리돼 회수되므로 재활용 및 처리 공정의 효율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특히 "캔과 일회용 병이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니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0월 유력 주간지 슈피겔(Spiegel)이 29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77%가 캔 및 일회용 병에 대한 의무보증금 제도의 도입에 찬성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각 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음료회사 및 재활용업체와의 개별 협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오는 6월 22일로 예정된 연방 상원의 승인과정에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ORD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