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맥주업체 마케팅 총책에 `특명`이 떨어졌다. 최고경영자로부터 내려진 특명은 바로 올여름 시즌에 페트(PET)병 맥주 판매에 사활을 걸라는 것. 이에 따라 이재호(54) 하이트맥주 마케팅 상무와 김준영(46) OB맥주 마케팅 총괄 부사장 등 마케팅 임원들은 일찍부터 페트병 맥주의 판촉전략과 판매목표 등을 마련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상무는 작년에 내놓은 `하이트피쳐`로 페트병 맥주시장의 기선을 잡고, 지난 2월 선보인 `프라임피쳐` 상품으로 이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 이에 맞서 김 부사장은 작년 11월 `OB큐팩`을 출시한 이후 최근엔 `카스큐팩`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집중 공략, 여름사냥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사 영업담당 임원들은 특히 소비자 접점마케팅으로 페트병 맥주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전략도 채택하고 있다.

하이트맥주의 이 상무는 기존의 단순 시음행사에서 탈피, 각종 스포츠ㆍ문화행사가 포함된 업그레이드된 야외시음 이벤트인 `프라임 키트` 행사를 통해 페트병 맥주 판촉에 주력키로 했다.

또 축구발전을 위해 2000여개 팀이 참가하는 `프라임배 전국 축구대회`를 개최, 이미지를 높여나가고 있다.

OB맥주의 김 부사장은 다음달 말까지 전국 3000여개의 가맹점을 통해 `카스큐팩`을 구입하면 할인쿠폰을 나눠주는 행사를 전개한다.

또 전국 7대 편의점 체인망에서 카스큐팩을 구매하면 안주용 스낵도 무료로 증정한다.

이들이 페트병 맥주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불황 속에도 판매가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페트병 맥주는 12월에는 118만상자(1600㎖ 6병) 판매에 그쳤으나 올해부터 급속도로 증가해 1월 143만상자, 2월 182만상자, 3월 198만상자, 그리고 지난달에는 185만상자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량 중 페트병 맥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12월 7.7%에서 최근엔 15% 선에 육박하고 있다.

페트병 맥주가 급성장하면서 맥주시장 판도를 거의 바꿔놓을 태세다.

장사가 될 만하자 맥주업체들은 이달 초부터 페트 포장재료비 상승 및 재활용 분담금 인상을 이유로 나란히 페트병 맥주 출고가격을 7.9%씩 올렸다.

주문량이 폭주하자 신제품을 내놓고 생산라인도 대폭 늘렸다.

하이트맥주는 전주공장(하루 생산능력 5만상자)에 이어 지난달부터 강원공장에서도 페트맥주 생산을 개시, 하루 최대 10만상자의 생산능력을 갖춰 여름 성수기에 대비하도록 했다.

OB맥주도 `OB큐팩`에 이어 최근 `카스큐팩` 신제품을 선보인 것을 계기로 페트병맥주 생산라인을 종전보다 배 이상으로 증설했다.

이 상무는 "세계 최초로 3중막의 다층구조로 이뤄진 `피쳐`맥주로 여름철 맥주시장을 주도해 나갈 방침"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 부사장은 "OB의 `큐팩`은 2년간 제품개발에 매달린 만큼 맛과 품질은 자신있다"며 "유통을 더욱 차별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옛 OB가의 명성을 재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