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주)에서 까르푸와 납품 가격을 둘러싸고 협상을 벌여오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까르푸 매장에서 자사 제품을 완전 철수시킨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주)와 까르푸는 지난 4월부터 납품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이다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10일부터 전국의 까르푸매장에서 팔고 있는 햇반, 세제 등 100여개 식품 생활용품을 모두 거둬들인데 이어 신규 제품공급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에서 까르푸에 공급을 중단한 물량 규모는 연간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는 발단은 CJ(주)에서 원가상승을 감안한 공급품목의 납품가 인상을 요구한데 대해 까르푸가 거절하면서 시작되었다.

CJ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납품가를 종전보다 5∼10%가량 올려줄 것을 대형 할인점들에 요구했으나 까르푸만 인상을 거부해 이달 10일께부터 제품을 모두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까르푸측에서는 "CJ의 가격인상 요구가 너무 커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소비자에게 저가로 공급한다는 할인점의 속성상 납품가격을 높게 책정해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CJ㈜의 까르푸 완전 철수는 지난 10년동안 진행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의 주도권 싸움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이 두 업체간에는 국내에 할인점이 처음 생긴 93년이래 분유 가전제품 생식품 등으로 종목을 바꿔 가며 가격주도권 경쟁을 계속해 왔다.

특히 최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격할인으로 고객을 유치하려는 유통회사와 원가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담을 덜어야만 하는 제조회사간의 마찰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가 HDTV 등 일부 고급 가전제품 납품가를 4~6% 올리고 할인점에 파견했던 판촉사원까지 철수시키자 할인점들은 진열대에서 삼성 제품을 빼 버렸다.

또 올 2월에는 풀무원이 까르푸의 납품 가격인하 요구에 반발해 두부 콩나물 등 34개 전제품을 한동안 공급 중단했으며 아직까지 일부 품목은 공급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이나 CJ㈜외에도 많은 제조업체들이 할인점과의 납품가격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며 공급중단 직전에까지 와 있는 상황"이라며 "밑지고는 장사못한다는 제조업체와 무리한 가격할인으로 출혈경쟁을 자초하고 있는 할인점간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