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무 전무이사 / 한국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

지난해에는 국내외 경기침체와 제조업 공동화 가속 등의 영향으로 골판지포장시장은 0.03%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는데, 금년 들어서도 업황개선 여지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심각한 수요부족을 보이고 있는 골판지포장시장에서 설상가상 원지가격이 평균 30%가량 인상되어 일반적인 경제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맞아 IMF관리체제 당시 보다 더한 위기 상황을 맞았다는 평가에 대하여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골판지포장산업은 원자재 점유비가 매우 높은데 최근 거래되고 있는 골판지 Sheet의 원재료 점유율은 78.0%에 이르고 있어 제품가에 연동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 종착역은 자명하다 할 수 있을 것이며, 업계 일각에서 얘기되고 있는 5, 6월 대란설의 발단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일방적인 거래압박은 부메랑으로 돌아와...

골판지포장업계는 구조상 골판지원지업계와 지함업계, 포장수요자라고 하는 전후방산업군 사이에서 야기되는 충격요소에 대하여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불안정한 경영여건을 안고 있습니다.

급작스런 원자재가격 인상은 치열한 과당경쟁 체제하에 있는 업계로서는 제품가에 즉각적으로 연동반영 할 수가 없어 수익경영 실현을 저해하게 되고, 결국 채산성 악화로 적자산업화가 고착되어 그 결과는 고스란히 골판지원지업계의 경영난으로 전가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지함업계의 일방적인 골판지원단가격 인하압박은 원지가격 안하압박의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골판지원지업계의 골판지포장사업 진입의 당위성 제공과 골판지포장업계의 지함업계 시장잠식이라는 결과를 부르게 되어, 결국 지함업계의 시장축소라는 부메랑으로 되돌려 받게 되는 만큼, 골판지원지업계나 지함업계등 관련 3개업종은 서로간의 처한 경영여건을 인정하고 적정가격 추구를 통한 상생의 정신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부메랑을 피하기 위한 일인 것입니다.

골판지포장업계의 생존과제

그러나 골판지포장업계는 이러한 상생의 도를 논하기 전에 생존을 위하여 스스로 구축해야할 과제를 찾아 노력을 다 할 계획입니다.

첫째, 수요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수요 창출에 매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골판지생산량은 79㎡로 미국의 64.3%, 일본의 76.0%수준에 머물러 있어, 단순 계산하여도 이 차이 만큼이 키워낼 수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일본의 90%수준에 도달한다 해도 2003년 대비 11.6%의 잠재성장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는 만큼, 새로운 포장수요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요구됩니다.

둘째, 골판지포장업계의 경쟁요소를 『가격』에서『 품질』로 전환시키기 위해 업계간 협력을 촉구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 골판지원지업계는 품질경쟁이 가능하도록 회분, 링크라쉬, 비파열강도등의 적정화와 품질표시제를 정착시킴으로서, 경쟁수단을 가격이 아닌 품질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경영전략을 재구축해야 하자는 것입니다.

셋째, 업계간 신뢰증진을 위한 대화를 지속함으로서 구조조정 와중에서도 연착륙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자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저부가가치산업 특성상 대응기간도 없이 기습적으로 원자재가격이 인상된다면, 기업의 존폐를 가를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수급 불안과 가격조정기에 이르면 업계간 정보를 공유하면서 경영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관행이 자리잡아야 할 것입니다. 연관업계간 신뢰를 축적하고, 대화와 협력을 실천하여 공고한 건전시장질서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위기 극복은 상생의 정신으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원자재대란은 일부업종이나 국내경기와는 상관없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되고 있어 정부에서도 안정책 수립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철강이나 석유등과 달리 뚜렷한 정책적수단이 없는 골판지포장분야는 시장참여자간의 협력과 이해를 통해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원자재와 가격측면에서 격변기를 맞고 있는 이때, 부담의 모든 것을 골판지원지는 골판지포장업계에 전가하고 또다시 지함업계에 전가하면 그만이라는 자세를 버리고, 솔선하여 골판지상자 수요자를 설득함으로서 제값받기의 노력을 선도할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신뢰를 공유하는 상생의 정신이 절실히 필요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