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향수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인구는 0.5~0.6%로 추정되며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향수에 들어가는 성분 중 100여가지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EU에서는 오는 2005년 3월부터 향수에 포함된 알레르기 유발성분 중 26가지를 포장에 표기하도록 할 방침이다.

향수에 따른 알레르기 반응은 피부가 붉어지면서 습진이 생기고, 간지러워지는 등의 일반적인 증상을 비롯해서, 목이나 눈이 아프고, 두통에 천식반응까지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본인이 향수를 뿌렸을 때 이런 반응을 하면 알레르기 근원이 향수라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어렵지 않지만, 아내가 뿌린 향수에 남편이 반응을 일으키거나, 회사에서 동료가 뿌린 향수에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등의 간접적인 경우에는 향수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향수업계에서는 EU가 선정한 26개 성분 리스트가 대부분의 향수에 들어가는 성분으로, 알레르기 측면에서 가장 과격한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성분은 아니라면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국립 향료, 방향 및 의료용 식물 관련업계 대표소’의 파트릭 갸르농은 EU의 조치가 설탕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설탕이 안 들어가는 과자류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프랑스의 ‘6천만 소비자’라는 잡지에서는 EU조치를 1년 앞두고, 19개의 향수(여성용 11개, 남성용 8개) 를 선정해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 모든 향수에 EU가 정한 리스트의 26개 성분 중 최소한 8가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U의 조치는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표기하도록 하는데 그치는 것이어서 자신이 어떤 성분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미리 알고 있지 않으면, 향수 알레르기를 피하는데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

(소비자보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