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화 연구관 /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최종적으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안심하게 사용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네트워크의 발달에 의해 정보를 on-line으로 교환하는 시대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고, 이것에 기반한 정보전달의 고속화를 위해서는 컴퓨터에 입력되어야 할 정보에 대한 입력방법의 자동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실현하는 기술을 일반적으로 자동인식및데이터획득(AIDC:Automatic Identification and Data Capture)기술이라 하며 그 대표적인 분야는 1차원/2차원바코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등으로 구분된다.

일반 바코드처럼 RFID 태그도 고유번호(Unique ID)를 가지고 있어 태그와 리더의 관계는 바코드와 바코드리더 사이 관계와 개념이 거의 동일하다.

RFID 기술은 태그가격이 바코드에 비해 아직 고가라는 가장 큰 단점이 있지만, △무선으로 수m까지 인식이 가능한 점(UHF 대역 수동형 태그), △고속이동하는 상품을 인식할 수 있는 점 △수백개의 상품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점 △시리얼번호에 의해 개품관리가 용이한 점 △읽기/쓰기 기능에 대용량 데이터의 저장이 가능한 점 등이 바코드 기술과의 가장 큰 차별요소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장래 바코드에 기초한 유통물류 정보화의 프레임웍을 바꿀 것으로 전망되는 RFID 기술은 사람의 작업이나 판단을 궁극적으로 배제하고 상품이 갖는 정보를 자동적으로 취득해서 인터넷 기반의 유무선통합망 시스템을 이용해 상품정보를 실시간으로 자동 처리할 수 있는 유통물류의 핵심 인프라기술로 자리잡아 갈 전망이다.

RFID의 기술사양은 수십종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있어 조기에 국제적으로 검증된 공통의 사양을 만들지 않으면, 시장에서 적용 상 혼란을 야기하게 되므로 RFID 기술의 핵심은 결국 “표준화”라 할 수 있고 그것도 하나의 상품을 세계 어디서나 자동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국제표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RFID의 국제표준화는 ISO(국제표준화기구)와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기술위원회인 JTC1의 31번째 산하위원회인 ISO/IEC JTC1/SC31(AIDC)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JTC1/SC31 위원회는 1996년부터 바코드(1차원/2차원)의 국제표준화 워킹그룹을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1차원바코드, 2차원바코드의 국제표준화를 2000년 초 거의 완성한 상태이며 현재, 이 SC31 내의 RFID 워킹그룹(SC31/WG4)을 통해 금년 중 RFID에 관한 핵심요소표준을 제정하고 2005년까지 RFID 시스템에 관한 국제표준을 모두 완성할 계획이다.

국제표준화 작업의 관점에서 보면, 바코드와 RFID는 서로 대치되는 기술이 아니라, 상당기간을 통해 그 기술특성, 경제성 등에 의해 유통물류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JTC1/SC31의 RFID 국제표준화 작업그룹명은 “RFID for Item Management"로 정의되고 있어 구체적인 적용분야에 대한 표준화는 컨테이너, 포장, 차량 등 유통물류의 공급망에 관련되어 있는 ISO의 타 기술위원회에서 보다 구체적인 응용표준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RFID 국제표준화 마무리, 빠른 확산 전망

RFID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이 자국 전투기 식별을 위해 개발하여 사용한 것이 최초의 도입사례로 알려져 있으나, Tag 비용이 너무 고가였기 때문에 수십년간 시장에서 실용화가 어려웠다. 그 후, 70년대부터 실용화를 위한 기초기술의 연구개발이 시작되어, 80년대에 들어와 제조현장에서 물류관리자동화 등에 응용되기 시작하였다.

90년대 중반부터 각 응용분야에 대해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국제표준화가 논의되어 본격적인 실용화의 기반이 갖추어지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ISO JTC1/SC17에서의 비접촉형 IC 카드의 표준화이며 이에 기반하여 한국에도 교통카드 및 출입자카드 등이 일반에 의해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2000년대부터는 Tag의 저가화가 보다 가속화되어 이제 유통물류의 다양한 적용분야에서 활용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ISO의 JTC1/SC31 분과의 표준화위원회에서 RFID를 이용한 글로벌 트레이드를 실현하기 위해 UHF 대역(860-960MHz)에서 리더-태그간 통신규약(이를, Air Interface라 함)에 대한 국제표준화를 거의 마무리함에 따라, 금년 하반기부터 국제표준의 제정과 함께 시장으로의 빠른 확산이 전망되고 있다.

그 결과, IC 칩 및 태그의 저가격화, 유통물류 분야의 차세대 글로벌 서비스 모델 창출, RFID 응용 유비쿼터스 기반 시스템 기술개발 등 수많은 분야에서 RFID 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아 예상할 수 없는 폭발적인 보급까지 예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작년 말 RFID 기술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추정하여 발표하였다. 그 결과 2010년 시점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대 31조엔(약310조원)까지 관측하고 있고 최악의 관점에서도 9조엔(9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RFID 시스템 시장뿐만 아니라, RFID 기술도입에 의해 얻어지는 유통물류비용의 절감, 새로운 IT 투자 등 간접적인 효과까지 모두 합쳐 경제적으로 환산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정부는 RFID에 대한 국제표준화 및 세계시장 동향에 따라 국내산업 조기 활성화, 세계시장 선점 기반구축을 목표로 RFID 관련기술 및 인프라 구축 등을 정부차원에서 육성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RFID 산업활성화를 위해 표준화, 유통물류 시범사업, 시스템 및 핵심부품 기술개발, 산업활성화 센터설립 등의 지원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정보통신부도 RFID 산업활성화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금년 7월까지 UHF 대역 신규 주파수를 배분하고 금년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기술기준 정비를 추진 중에 있으며 나아가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웍(USN) 구축을 목표로 기술개발, 공공부문 시범사업, 대학 ITRC 지원 등의 유비쿼터스 관련 지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의 국내외적인 동향을 볼 때, RFID 기술에 의해 유통물류 산업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고 또한 부가가치도 크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관련장비/핵심부품 및 응용시스템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등에 대한 우리기업의 국산화 개발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일부 장비 및 응용 시스템에 대한 국산화를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이 만족할 만한 규모가 아니어서 개발성과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향후, 우리기업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국산제품의 출시와 더불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RFID 응용 비즈니스 모델을 많이 창출하여 RFID 기술이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핵심기술로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도 국제적으로는 국제표준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나가는 것을 계속 추진하고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RFID 산업활성화를 위해 각종 산업분야에서도 국가표준화 작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