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미국으로 반입되는 컨테이너에 대해 반강제적으로 전파식별(RFID) 태그를 부착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물류 업계는 물론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월 25일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웹사이트에 따르면, FCC는 지난 4월 미국 국내로 반입되는 컨테이너에 RFID 태그(일렉트로닉씰)를 부착하는데 필요한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 관세청은 내년부터 RFID를 이용한 컨테이너 통관을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테러리스트들이 항만이나 철로를 통해 폭발물이나 화학무기를 밀반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FCC는 컨테이너에 부착하는 RFID의 기술규격으로 433㎒ 대역의 능동형 RFID 태그를 채택했다. 현재 컨터이너에 RFID 태그 부착은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태그를 부착하지 않을 경우 선별적으로 컨테이너 전수검사(全數檢査)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반강제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FCC는 보고서에서 컨테이너에 433.5∼434.5㎒ 밴드를 사용한 RFID 시스템을 적용토록 했으며, 이는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화물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교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RFID는 화물 운송도중 내용물 변경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중대한 국토안보혜택(significant homeland security benefits)´´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FCC는 덧붙였다.

미국 각 항구에는 매년 외국으로부터 700만개 이상의 컨테이너 화물이 반입되는데 현재로서는 이를 확인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비되기 때문에 RFID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에는 극히 제한된 물량만 선별적으로 검사하겠다는 것이다.

미 관세청은 제도의 시행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물류 및 RFID 관련업계에서는 내년 3월이나 7월께 이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미국 항구로 운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47만8000 TEU(컨테이너수량단위)에 달한다.

한 물류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중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 반발하고 있으나 미국이 2002년부터 국가안보 차원에서 추진해 왔기 때문에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업체와 정부가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자칫 미국 수출 물류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