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졸제품은 1923년 노르웨이의 Eric Rotheim이 분사 가능한 스키왁스를 고안, 이것을 중금속용기에 넣어 분출을 위한 니들밸브를 부착하고 부탄이나 염화비닐분사제를 사용하여 탄생하였다.

그런데 세계 2차대전 중 남서태평양 전장에서 말라리아 등 전염병이 돌자 이를 막기 위한 손쉬운 살충제 살포방법이 미국에서 연구되었고, 1942년 당시 냉매제로 사용되던 CFC를 분사제로 사용한 에어로졸이 개발되어 “벌레폭탄(Bug Bombs)”이란 이름으로 공급되었다.

이 스프레이식 에어로졸은 종전 후 1946년 이래 5백만개가 팔려 나갔으며, 그 후 에어로졸산업의 시장이 확대되고, 포장용기 디자인에서도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살충제에어로졸의 개발상황은 이러하다.

「가달카나르섬」은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의 한 섬으로, 태평양전쟁의 전환점이 된 美·日양군의 사투가 장기간에 걸쳐 펼쳐졌던 곳이다.

가달카나르섬이 속한 솔로몬제도는 1567년 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스페인의 멘다야나가 발견한 제도이다.

멘다야나는 원주민이 갖고 있는 막대기를 황금으로 만든 것으로 착각하여, 구약성경에 나오는 솔로몬 왕이 여기에서 황금을 운반해 갔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솔로몬 왕의 이름을 따 「솔로몬제도」라 명명하였다.

솔로몬제도는 6개의 주요 섬과 수많은 부속 섬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가달카나르섬이 가장 큰 섬이다.

태평양전쟁 개전 당시 영국보호령이었던 가달카나르섬에는 소수의 지구행정관이 치안유지를 담당하고 있을 뿐이었으나 나중에는 유럽인 선교사와 농장주, 상인, 군인들이 옮겨와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진주만 기습공격에 성공한 일본군이 노도의 기세로 침공해와, 1942년 2월 1일에는 뉴기니아의 일부인 라바우르에 진출하였고, 3월에는 부켄빌을 점령, 마침내 5월 3일에는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은 채 가달카나르섬에 상륙하였다.

그러나 1942년 8월 7일을 기해서 미군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제1차 제2차 제3차에 걸친 솔로몬 전투를 거쳐 1943년 2월 7일 일본군의 철수작전이 종료 될 때까지 반년간 계속 사투가 이어졌다.

가달카나르섬에 재상륙하게 된 미 해병대는 매일 밤 계속되는 일본군의 공습에 의한 수면부족, 일본함대의 함포사격, 일본군의 잔존부대에 의한 야간기습 등으로 괴로움을 겪고 있었으나 그보다 더 그들을 괴롭힌 것은 열대 특유의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와 정글병이였다.

당시 미군에게도 강력한 살충제가 없어서 석유를 뿌려 주위의 수목을 불태워버리거나 일본군과 마찬가지로 모기불을 피워 벌레를 쫓아 버리거나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전투로 사망하는 사람보다도 병으로 죽는 장병의 숫자가 늘어감에 따라 가달카나르섬의 지휘관 반디크리프트 소장은 마침내 워싱턴에 식량, 탄약과 함께 살충제를 보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미국 농무부 중앙연구소(USDA)에 근무하는 2명의 연구기술자인 라일·D·굳휴(Lyle D. Goodhue)박사와 윌리암·N·설리반(William N. Sullivan)이 수 없는 실패 끝에 에어로졸용기의 개발에 성공하여 강력살충제의 분무화가 실현되었다. 에어로졸은 최종적으로 1942년의 부활주일(일요일)에 태어났다. 그리고 이 특허는 1943년에 등록되고 미국 농무부에 양도되었다.

에어로졸화에 성공한 살충제는, 그 후 정글전에서 많이 사용되어 미군의 사기를 크게 높여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다만 당시의 에어로졸용기는 분사압력이 너무 강하여 더운 날씨에는 가끔 폭발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것이 현재와 같은 저압력식으로 개량된 것은 전쟁이 끝난 1946,7년이 되고 나서이다.

제2차 대전 후 평화이용에의 전환이 진행되어 살충제 외에도 헤어스프레이, 면도크림, 도료스프레이, 식용유, 흡입약 등의 여러 종류의 에어로졸 제품이 나오게 되었다.

1949년 11월에는 맥주포장용으로 Crown Can社(현 Crown Cork & Seal), 1947년에는 Continental Can Co.(현 Crown Cork & Seal)가 3피스캔에 도입하였다. 1953년에는 처음으로 Hydrocarbon 기폭제(Propellant)가 사용되었는데, Daniel Terry 박사가 Bon Ami Window Cleaner를 개발할 때 Isobutane을 분사제로 사용했다.

화학적으로 안정하고 불연성이며, 독성이 거의 없는 염화불화탄소(CFC, 상품명 “프레온가스”)가 분사제로 사용된 에어로졸산업은 급신장 하여 1970년대 초 미국에서는 연간 30억개를 생산하기에 이르렀고, 우리나라도 1991년 이후 1억개 이상의 에어로졸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제품의 포장방법으로 성공한 에어로졸제품은 편의와 개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더해감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에어로졸제품이 환경과 악연을 맺게된 것은 분사제 때문이다.

분사제로 사용되고 있는 CFC는 전 세계적으로 27%, 우리나라는 제품의 25%가량이(1991년) CFC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CFC가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밝혀지고 난 뒤,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을 9월 16일로 정하고, 세계적으로 그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1989년 몬트리올협정에 따라, 선진국은 1996년부터 생산 및 수입이 금지되었고, 다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발도상국가는 단계적으로 감축, 2019년에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는 예외를 인정받았을 뿐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물품에는 CFC를 일체 사용할 수 없다.

그리하여 오존층을 파괴하는 CFC를 대체하는 물질을 상업화하려는 국제적인 경쟁이 가속되고 있는데, 최근 수소불화탄소(HFC), 수소화염화불화탄소(HCFC)생산과정에 대한 특허전쟁이 한창이다. 불화알칸, 볼화에테르, 불화아민 등 차세대 CFC 대체물질 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출처 : 포장이야기, 도서출판 (주)포장산업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