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화학뉴스) "전쟁 터졌는데 정부 및 유화업체는 시장경제 원리나 따지고 있다니, 말이나 됩니까?”

요즈음 중소 플라스틱 업계 동향을 전쟁에 비유한 업체 관계자의 격앙된 목소리에서 관련업계 현실을 가늠케한다.

경기불황과 원료價 폭등으로 산업기반 자체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는 중소 플라스틱업계가 단체행동에 들어간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최근 이사장 회의를 열고 청와대 및 국회, 산업자원부 등에 오는 9일~11일 대표단을 파견, 원료가격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동결하는 내용의 행정지도 건의를 지난 8월에 이어 재차 건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국 3000여개 업체, 5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달 중순 개최, 원료가격 인상분을 적시에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분기단위 가격인상을 요구키로 했다.

이는 고유가에 따라 원료가격은 폭등하고 있는 반면, 제품가격 인상폭은 내수침체로 원료價 인상분에 턱 없이 모자라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

연합회측에 따르면 작년 9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관 원료가격은 t당 99만원에서, 올 8월에 115만원으로 43.8% 급등된데 비해 제품가격은 같은 기간 동안 t당 150만원선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HDPE 필름 원료가격도 작년 9월 t당 100만원에서, 8월에 115만원으로 3.3%나 폭등됐으나, 제품가격은 같은 기간 사이 184만원에서 동결됐다.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필름 원료가격 역시 작년 9월 t당 104만원에서, 8월에 120만원으로 50.0%나 올랐으나, 제품가격은 같은 기간 228만5000원을 유지했다.

연합회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플라스틱 생산업체의 경영애로사항 등을 원료업체에 건의하고 산자부에 적절한 대책을 요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원료 업체들로부터 8월달 공급가격을 7월 대비 t당 15만원 인상하는데 이어 9월분도 추가로 올리겠다는 대답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원료 업체들이 말하는 시장경제 원리는 모든 부대상황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이야기”라며 “지금처럼 사상 유례없는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한탄했다.

원료업체측은 이에 대해 폴리에틸렌(PE) 기초원료인 에틸렌 국제가격 상승으로 국내 원료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화 업체들은 수출가격 호조에 따라 수출물량을 늘리고 내수물량을 줄여, 국내 관련업계의 원료 부족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