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판매점이 속속 개점

작년 말 화장품 업계는 요동을 쳤다. 작년 10월에 가오(花王)와 가네보 사의 화장품 사업 통합설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2월 갑자기 가네보가 통합을 포기하고 산업재생기구에 재건을 위탁해 버렸다.

“가네보의 시장점유율은 일시적으로 떨어질 것”(업계 관계자)이라는 평가 아래, 타 화장품 업체는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이다. 재건 작업이 끝난 후, 가네보가 외자계 기업이나 가오 등에 매수된다면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저가 판매를 주무기로 하는 드럭스토어(Drugstore)의 확장도 고민거리다. 백화점에서 정가에 판매되는 상품이 드럭스토어에서는 할인가에 판매되고 있다.

할인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유통채널에 따른 각각의 브랜드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닛꼬(日興)시티그룹 증권주식 조사부 어시스턴트인 야마구치 다이스케(山口大輔) 씨는 말한다.

유력 화장품 업체는 백화점과 드럭스토어용 브랜드를 각각 가지고 있다. “그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라는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할인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또한 각 사는 비핵심 시장에서의 고부가가치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비핵심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재빨리 구축함으로써 할인 경쟁에서 벗어나고 타사와의 경계를 확실히 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성용화장품이 그것이다. 헤어스타일링 제품 이외에 대형 신제품이 없던 시세이도(資生堂)는 5월에 ‘SHISEIDO MEN’을 발매했다. 가격은 가장 저렴한 것이 2,500엔대 전후로 남성용 화장품으로서는 고가인 편이나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한편 고세(KOSE)는 세븐일레븐재팬과 손잡고 편의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4월에 신 브랜드 화장품 ‘셋키스이’를 출시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만큼, 가격 부담이 없는 화장품을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하면서 “보다 양질의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상품개발부의 아라카네 구미(荒金久美) 부장은 말한다.

치약 가격은 30년 전에 비해 1.2배 상승하는 데 그쳐

화장품 업계보다 할인 경쟁의 더 큰 피해자는 일용품 업계다. 기존 상품의 개량품을 투입해도 할인 경쟁은 좀처럼 그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각 사는 지금까지 없었던 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오가 지난해 판매하기 시작한 ‘아레르클린’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제품은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이나 사체 등을 딱딱하게 만들어 제거하기 쉽도록 하는 스프레이제다.

아직은 경합 제품이 거의 없어 할인 경쟁을 걱정하지 않고 있다. 1개 500엔으로, 일용품으로는 고가격대지만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라이온(LION)의 치약,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을 위한 크리니카’도 지금까지 없었던 제품이다. “30년 전에 비해 즉석우동 가격은 3.8배 올랐지만 치약은 1.2배 올랐을 뿐이다.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라이온 오럴케어 사업본부의 와다케이지(和田啓二) 부주석은 말한다. 지금까지 치약의 판매 대상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는데 라이온은 판매 대상을 보다 세분해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용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판매 가격은 298엔 전후로 크리니카의 시장점유율을 8%에서 12%로 늘렸다.

유통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신제품의 개발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