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탈묵공정(de-inking)의 효율과 환경친화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신기술이 핀란드 VTT 기술연구센터(Technical Research Centre of Finland)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폐지에서 재활용지(주로 가정용 화장지)를 만들기 위해선 폐지에서 잉크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디지털 인쇄방식이 확산되면서 폐지 중 디지털 인쇄물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디지털 인쇄물의 인쇄잉크는 기존의 탈묵공정으로는 쉽게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공정효율이 저하되고 있다. 폐지의 조성변화가 탈묵공정의 효율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거단계에서부터 디지털 인쇄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탈묵공정의 효율 저하는 재생지를 만드는 원료인 종이섬유의 회수율이 떨어뜨려서 전체적인 재생지 생산효율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디지털 인쇄물로 인해 탈묵공정의 효율이 저하되는 이유는 종이 섬유에서 떨어져 나오는 잉크 입자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디지털 인쇄물에서 떨어져 나오는 인쇄잉크 입자는 다른 방식의 잉크보다 입자가 큰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폐지 조성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탈묵공정을 개발하기 위해 기존의 탈묵공정에 고강도 초음파공정(high-power ultrasound processing)과 자기력분리공정(magnetic separation)을 접목시킨 새로운 공정을 개발했다.

종이 섬유에서 떨어져 나오는 잉크 입자의 크기 차이는 잉크의 조성과 점착력 차이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탈묵공정 효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고강도 초음파 공정은 떨어져 나온 인쇄잉크 입자를 작게 쪼개서 균일하게 만들어 잘 제거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사무실에서 배출되는 일부 인쇄물에는 강자성물질(ferromagnetic)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물질들은 자기력분리공정을 통해 제거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탈묵공정의 특징은 기존의 탈묵공정에서 제거할 수 없었던 인쇄잉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학약품의 사용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환경친화도가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재 새로운 탈묵공정에 대해 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상용화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진은 파일럿 스케일(pilot-scale) 장치를 이용해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고강도 초음파 공정과 자기력분리공정을 채용할 경우 가정용 화장지 생산에 뚜렷한 품질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www.vtt.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