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제지(주)는 용인시 백암면의 나지막한 언덕위에 자리 잡고 있다. 기자가 삼공제지를 찾았을 때 주변의 들녘에서는 가을의 모습이 완연한 가운데 공장에서는 삼성코닝에 납품할 브라운관 포장상자 생산이 한창이었다.

이날 생산이 한창이었던 삼성코닝에 납품되는 29인치 브라운관 운송에 사용되는 접철식 유리 골판지상자는 삼공제지에서 최근 개발하여 지난 5월 특허를 받은 제품이다.

삼공제지에서는 생산된 제품에 포장을 통한 품질 유지를 하고 있다

이 골판지상자는 기존에 사용되던 형태보다 20%의 물류비 절감과 20%의 재료 절감이라는 획기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개당 20kg의 무게를 지닌 브라운관 판넬을 4개씩 한 층으로 하여 7층까지 쌓을 수 있도록 한 이 골판지상자는 제품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용물의 특성에 맞춰 완충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특수 골판지상자를 효율적인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삼공제지의 기술개발에 대한 남다른 노력의 결과이다. 이 밖에도 삼공제지에서는 일반형의 골판지상자가 아닌 특수 설계가 필요한 완충포장이나 특수포장 상자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대형 골판지 업체와 경쟁에서 일반상자로는 여력이 안 된다는 것이 삼공제지 하옥자 사장의 생각이다. 대형 업체에서도 하기 힘든 분야를 찾아 연구하고 여기에서 쌓인 노하우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삼공제지에서는 가전제품의 완충재로 쓰이는 EPS뿐만 아니라 펄프몰드, 코러패드 등을 대체할 수 있는 골판지 완충포장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일부 제품은 높은 기능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기업의 비용 절감 측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수학적 생각으로 문제 해결

삼공제지는 1955년 펄프지지 및 벽지 가공 합성수지 제조업으로 설립되어 1988년 골판지상자 제조업으로 업종을 변경하였다. 삼공제지의 하옥자 사장은 지난 1989년 시아버지가 경영하던 기업을 인수받아 당시부터 지금까지 골판지상자 제조업으로 기업을 키워왔다.

삼성코닝에 납품되는 브라운관 운송용 상자

수학을 전공한 하옥자 사장은 어려운 위기나 풀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 자신이 전공한 수학적인 생각으로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답은 있다며 문제를 단순화하여 해결책을 찾는 것이 주요했다는 것이다.

지난 1992년 현재의 용인 공장으로 이전하면서 합성수지 완충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골판지상자나 특수 설계가 필요한 분야의 골판지상자 개발에 주력해 오고 있다.

삼공제지에서는 지금까지 40개의 실용신안과 2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특히, DV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카세트 등 전자제품과 농산물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골판지완충포장상자를 개발하여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그만큼 기술 개발에 매진해 왔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삼공제지에서 진행해 왔던 골판지를 이용한 완충포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기존의 EPS완충재를 단계적으로 타 재질로의 전환이 법으로 정해지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사용업체에서 가격적인 부분을 문제시 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러한 부분들을 해결하면서도 작업효율성이나 완충재의 본래의 기능인 완충성도 높인 골판지 완충재 설계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생산설비도 자체 기술로 설치

한창 가동 중인 삼공제지의 공장에 들어설 때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사장 이하 모든 직원의 이름표가 붙은 신발장이 출입구에 별도로 놓여져 있었던 것이다.

삼공제지에서 개발하여 특허를 얻은 생산라인

일반적으로 골판지상자 공장을 생각하면 흩날리는 먼지와 절단된 종이 자투리들이 여기저기 쌓여있는 풍경이 떠오른다. 삼공제지의 공장에서는 이러한 풍경은 찾아볼 수 없다.

직원들에게도 외부에서의 먼지가 공장내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작업화를 별도로 두어 이를 착용해서만 공장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만큼 생산되는 골판지상자의 품질을 높이는데 자그마한 부분도 생각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창 가동 중인 설비도 삼공제지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여 라인을 설치하였다고 한다. 이 설비는 지난 5월 특허를 받았다. 설비는 유연하면서도 빠르게 운전되는 가운데 작업자가 생산단계별로 정밀하게 조립과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골판지상자 접착에 사용되는 접착풀도 삼공제지가 참여하여 개발하였다. 상자 조립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접착온도와 시간의 차이에 따라서 접착력을 조절하여 완전한 접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용자가 신뢰하는 제품 만들기

이러한 기술적 부분 외에도 삼공제지에서는 사용하는 골판지원지도 좋은 품질의 것만을 선택하여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의 압축강도를 지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골판지상자를 만드는 기업으로 골판지상자에 쓰이는 골판지원지에 대한 공부를 남달리 강조하는 삼공제지 하옥자 사장은 어떤 제품인가를 파악하고 어떤 원지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밀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대치 이상의 압축강도를 지닐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골판지상자의 임무인 제품을 안전하게 운송해야 하는 측면에서 생각지 못했던 문제까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저치에 계산을 해놓고 생각지 못했던 원인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보다 기대치 이상으로 이를 막는 것이 골판지상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삼공제지는 앞으로도 골판지상자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일반형 상자 보다는 삼공제지만이 할 수 있는 기능성 상자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생각이다. 대형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삼공제지가 앞으로도 커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기술적 노하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문의 : 031-334-5700)

홍순우 기자/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