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듯 제품도 나이를 먹어간다. 기술도 트렌드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제품이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계속해서 좋은 상품, 인기상품으로 남기 위한 비결, 장수상품이 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리뉴얼을 통해 계속해서 소비자의 개선요구에 응하는 것일 것이다.

일본 굴지의 유업체인 모리나가 유업의 탈지유 「스킴밀크」리뉴얼판이 2004년 봄, 장수상품의 포장형태로 새롭게 태어나 ‘말없는 세일즈맨’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킴밀크의 리뉴얼판은 미국에서 개발된 최신포장형태로 장수상품을 리뉴얼하여 이미 성숙시장에 들어선지 오래된 탈지유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리뉴얼로 인한 판매율 상승은 물론 이미 고령에 달한 제품 애호가로부터 편익성을 개선한 패키지에 관한 「고맙다」는 편지까지 직접 담당자에게 도착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 사용자를 고려한 새로운 패키지 적용

스킴밀크는 2차세계대전 전후 일본 영양식의 대명사이다. 모리나가유업의 스킴밀크는 1963년 개발되었다. 이후 몇 번인가의 리뉴얼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 모리나가에서는 다기능단백질 등을 배합한 「락터페린스킴밀크」와 비피더스유산균 등을 배합한 「밧치리밸런스」도 판매중이나 전후 출시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아오고 있는 것은 원조 탈지유, 「모리나가스킴밀크」이다.

종래의 「모리나가스킴밀크」의 포장형태는 체크가 부착된 가젯트 봉지였다. 그러던 것이 가정에서의 쓰레기 감량화에 맞추어 종이팩타입으로 리뉴얼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다. 출시한 당시에는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개봉할 때에 가위로 파우치의 상단을 자르고 그 후 사용할 때 지퍼를 열고 닫는 형태로 사용해야 했던 종이팩의 리뉴얼품은, 스킴밀크의 가루가 지퍼에 뭉치는 단점이 있어 사용하는 동안 지퍼를 여닫기가 어렵게 되어 닫을 적에는 강한 힘이 필요했다.

그러나 「모리나가 스킴밀크」의 주 수요자는 전후 스킴밀크를 먹고 자라 지금은 고령자가 된 사람들로, 열고 닫기가 어렵다는 단점은 개선해야만 하는 문제였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슬라이더가 부착된 지퍼팩이다.

물론 슬라이더가 부착된 지퍼팩의 적용은 이러한 개폐의 곤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되었으나 이것만을 노렸던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형태의 포장은 같은 제품류에 있어서 타사에서 적용한 바가 없어 소매점의 점두에서도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신기하다는 평가를 얻으며 수요자의 눈을 끌 수 있을 것이라 여겨졌던 것이다.

또한 종래의 가젯트 봉지에서는 파우치 양측에 소위 귀라는 게 있어서 여기에 내용물이 남는 경우가 있었다. 뒤집어 꺼내서 그 부분의 가루를 사용하려고 하면 지퍼에 그 가루가 끼어 뭉치고 말아 닫기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이전의 단점에 비해 현재의 형태는 그 ‘귀’라는 것이 없어 구매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개선되었다.

슬라이더 지퍼백 시장의 미래 나침반

리뉴얼된 「모리나가 스킴밀크」는 출시당시 일본 포장업계의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 제품의 판매현황이 일본의 기능성 파우치의 미래를 점칠 나침반이라고 보였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 장수상품의 판매상황은 그대로 슬라이더부착 지퍼팩 보급의 유력한 시장조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소비생활의 예측지로 선전되는 미국에서는 지금 슬라이더부착 지퍼팩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미국에서의 이 기능성팩은 당초 고령자를 겨냥한 것이 아닌 일반소비자용 제품으로 만들어져, 유력 치즈메이커가 주력상품의 패키지에 적용하여 그것이 히트하며 현재의 전성의 기폭제가 되었다.

슬라이더부착 지퍼팩에 관심을 보이는 관계자들 중에는 벌써 일본에서도 미국시장과 같은 보급의 축적을 찾게 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으로, 리뉴얼된 「모리나가스팀밀크」의 판매현황이 포장업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같은 형태의 슬리이더부착 지퍼팩은 사실 벌써 일부 애완동물 사료와 낚시밥으로 상품화되어 있었으나, ‘모리나가유업’이라는 브랜드기업이 그 노포상품으로 적용한 사실은 업계관계자에게는 중요한 사실이었다.

리뉴얼판이 발매되었던 것은 금년 3월에서부터 이지만 3, 4월 2개월분의 실적은 모두 전년동월 대비 110% 증가라는 성장을 보였다. 수요의 증가가 기대되던 시장인데다, 원래 제품의 성수기가 가을, 겨울인 점을 감안한다면 「10%의 판매율 증가」는 확실한 성공임에 틀림없다.

리뉴얼품은 단순히 슬라이더부착 지퍼팩이 새롭게 적용된 것 뿐만이 아니다. 디자인도 새롭게 바꿔 밝은 색조에 친근감이 가는 손글씨체에, 캐치카피가 그려진 커뮤니케이션을 높인 디자인을 적용하였다. 희망소매가격도 320엔에서 310엔으로 변경하여 보다 손쉽게 구매하도록 하였다.

파우치의 높이, 넓이의 치수로 인해 소매유통업체에서의 판매대에 대한 제약 등이 있다는 이유로, 종래의 상품과 같거나 작은 사이즈로 변경을 주장하는 영업측의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이즈로는 예를 들어 개폐구가 좁아져 내용물을 끄집어내는 게 어려워지므로, 고객의 요구에 부합할 수 없어져, 리뉴얼하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판단하여 현재의 사이즈로 정했다.

결과적으로는 사이즈 인플레이션을 높여 상품회전률이 높아졌다는 유통측의 평가도 얻게 되었다. 결국 소비자를 생각하는 포장만이 성공한다는 단순하지만 불변의 진리를 모리나가의 스팀밀크는 말없이 보여준 셈이다.

조승주 기자/yurizoo@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