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류에게 생활의 획을 긋는 중요한 발견들이 앞에서 이야기한 셀룰로이드의 발견에서 보듯이 놀랍게도 뜻밖의우연한 발견(serendipity)에서 시작된 경우가 대단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과학자들은 사소한 결과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과학적 사고에 입각한 연구에 집착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현대석유화학(주)의 사보에 게재된 「신비한 화학이야기」 중에서 그 일부를 여기에 발췌 소개한다.

현대 생활에 많이 응용 사용되고 있는 합성고무의 발전은 굳이어가 우연히 발견한 가황법인 벌커니제이션( Vulcanization: 로마 신화에 나오는 불의 신 불카노스에서 이름을 따옴 )법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1493년 콜럼버스가 신대륙 항해 때 서인도 하이리 섬의 원주민들이 가지고 놀던 고무공을 유럽에 최초로 소개한 후 서방에 알려진 천연고무는 헤비어 브라질리엔시스 (Hevea Braziliensis) 라는 고무나무의 상처로부터 흘러내리는 액체, 즉 라텍스(Latex)로 부터 얻는다.

이 라텍스의 고무입자를 잘 침전시키면 껌 같은 덩어리 물질을 얻게 되는데, 이것은 고무줄처럼 늘어날 뿐 아니라 방수능력을 갖고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열을 가하면 아주 끈적끈적해지고, 차가워지면 쉽게 부서지는 단점이 있었다.

콜럼버스의 고무 전래 이후 수백 년간 이러한 고무의 결점으로 인해 사람들은 쉽게 고무의 중요한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점을 해결한 방법이 가황(Vulcanization)법인데, 생고무나 합성고무를 유황으로 가황하면 탄력성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고온에서 끈적거리는 문제와 저온에서 부서지는 문제가 동시에 해결된다.

19세기 중엽에까지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고무의 결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였는데 아무리 실험을 하여도 그 방법을 찾을 길이 없었다. 이들 중 미국의 화학자 찰스 굳이어(Charles Goodyea, 1800∼1860)도 이러한 연구를 거의 10년 이상 하고 있었다.

그런데 1839년 어느 날, 남비에 유황(Sulfur)을 녹이다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그것이 생고무 위에 엎질러지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가열된 유황과 고무가 섞이고 말았는데 이것을 사용해 본 결과, 뛰어난 탄력성과 내열성이 있는 물질로 변화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이 놀라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유황을 고무에 섞어 스토브에 가열해 보았지만 고무는 끈적거리거나 늘어나지 않았고, 밤에 차가운 집밖에서도 부서지지 않았다.

결국 그토록 원하던 해결방법인 천연고무의 가황을 실수로 인하여 ‘뜻밖의 발견’을 한 굳이어는 오늘날 유명한 굳이어社의 아버지가 되었다.

또 하나의 다른 우연한 발견 이야기를 해 보자 최근 대표적 용제로 사용되는 아세톤(Acetone)이라고 하는 물질의 최초의 대량생산도 우연한 발견에서 시작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 태생의 유태인 쉐임 바이쯔만(Chaim Weizmann)은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강사로 인조고무를 연구하고 있었다. 1914년까지는 목재를 밀폐용기에 넣고 가열, 발생되는 증기를 포집, 그 속에 포함된 아세톤을 분리하여 제조하였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량의 목재가 소요되었다.

그런데 1910년 그는 설탕을 인조고무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는 박테리아를 발견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는 목적하던 인조고무원료 제조실험은 실패하였으나, 우연히 설탕을 순수한 아세톤으로 변화시키는 박테리아를 발견하게 된다.

이 발견을 토대로 녹말을 설탕으로 변화시키고 이것을 크로스테리듐 아세트부틸아민이라는 박테리아로 처리, 약 60%의 부틸알콜(Butyl Alcohol)과 30%의 아세톤, 그리고 약 10%의 에틸알콜(Ethyl Alcohol)로 이루어진 생성물을 얻게 된다.

물론 최근에는 아세톤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제조되지는 않으나, 당시에는 무연 화약의 원료인 아세톤의 대량생산은 결국 1차 세계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바이쯔만은 1948년 아세톤 제조로 1차 세계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끈 공적으로 이스라엘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출처 : 포장이야기, 도서출판 (주)포장산업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