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디스 어소시에시션(대표 이영희)이 ‘선 프로그램(選 Program)’ 패키지디자인을 통해 2004 런던 국제 광고 & 디자인 어워드(LONDON INTERNATIONAL ADVERTISING & DESIGN AWARDS)에서 ‘식품 패키지 부문’ 본상에 해당하는 Finalist에 선정되었다.

그동안 다른 디자인 분야에서의 해외 경연대회 Finalist에 선정된 적은 종종 있었지만 패키지디자인이 해외 유수 대회에서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수상이 국내 패키지디자인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19일 런던의 Sketch Gallery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씨디스 신동민 디자인실장이 직접 참석하여 수상을 하였다.

런던 국제 광고 & 디자인 어워드

올해로 19회째를 맞고 있는 런던 국제 광고 & 디자인 어워드는 끌리오광고제, 깐광고제와 함께 세계 3대 광고제로 불리며, 다른 광고제와 달리 특별히 패키지 부문의 심사가 까다롭고 높은 수준의 크리에이티브 우수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런던 광고제 수상자들과 함께한 씨디스의 신동민 실장

이번 런던 국제 광고 & 디자인 어워드에는 전세계 75개 국가에서 약 14,716개의 작품들이 출품하였다. 씨디스의 ‘선 프로그램’이 이러한 높은 경쟁을 뚫고 출품작들 가운데 패키지 부문 Finalist에 올랐다는 것은 국내 패키지디자인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씨디스가 수상한 런던 광고제의 Finalist는 그랑프리(winner)를 가리기 위한 최종 심사선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본상’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에 씨디스가 선정된 부분은 런던 광고제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식품 패키지 부문’으로 이 부분에서는 영국의 Pemberton & Whitefoord, 그리스의 Red Design, 미국의 Hornall Anderson Design Works 등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들이 자사의 우수한 패키지디자인을 출품하기도 하였다.

식품 부문에서 최종 Finalist에는 8개 작품만이 선정되었다. 식품 부문만 약 3,000여개가 넘는 작품들이 출품되었음을 감안해 본다는 이번 수상의 의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동안 국제무대에서는 ‘아시아 디자인’하면 ‘일본 디자인’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한국 패키지디자인의 인지도가 낮았던 게 사실이다.

이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씨디스가 런던 광고제에서 수상하게 된 것은 세계 패키지디자인 시장에서 국내 패키지디자인이 어떤 경쟁적 요소를 갖출 것인가를 찾게 되었다는 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계기를 통해 국내 패키지디자인의 소구 포인트를 찾아보고 독창적이면서도 감성을 담은 커머셜 디자인의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방법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 프로그램´ 디자인 작업

씨디스에서는 풀무원 ‘선 프로그램(選 Program)’ 패키지디자인 작업에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모티브를 심는데 주력하였다. ‘선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직장인의 생활리듬에 맞춰 차별화된 기능성을 부가한 프리미엄 녹즙제품으로 각각의 요일별 제품에 따른 구별도 필요하였으며, 또한 전체 제품이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별과 통일이라는 서로 상반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씨디스에서 작업한 풀무원 ´선 프로그램´

이 제품의 브랜드 명인 ‘선 프로그램’은 엄선했음을 뜻하는 ‘선(選)’과 체계적 관리를 의미하는 ‘프로그램’을 결합한 것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상 선식’이라는 제품의 특징을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담아내야 했다는 점도 어려웠던 부분이다.

씨디스에서는 이러한 ‘선 프로그램(選 Program)’의 패키지디자인에 ‘프리미엄 맞춤 생식’이라는 컨셉트에 포인트를 두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내용물이 ‘액상’이라는 제품의 특성은 용기의 형태를 통해서도 소비자들이 추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별도의 강조를 하지 않은 반면, 용기 라벨의 디자인 면을 확보하는 동시에 하나의 라벨로 전체를 감싸고 용기의 색상도 진한 녹색으로 결정하였다.

디자인 모티브는 브랜드 노출이 중요함에도 긴 브랜드명에 대한 부담이 있었기에 ´선 프로그램’ 중 ‘선(選)’이라는 한 글자에만 주고 ‘選’이라는 한자가 획수가 많은 어려운 한자임을 감안하여 ‘자연의 잎’을 연상시키도록 동양적인 분위기가 날 수 있는 그래픽으로 처리를 했다. 또한 ‘선 프로그램’과 연결시키기 위해 ‘가릴 선’이라는 태그를 브랜드 앞에 노출시켰다.

런던 광고제에서도 ‘선 프로그램’의 이러한 동양적인 모티브와 네츄럴한 그래픽이 Finalist로 선정되는데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적 디자인이 바로 경쟁력

씨디스의 이영희 대표는 “한국적, 동양적으로 심도 있게 고민해 그것을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승화시켰을 때 그것은 국가 경쟁력을 이끌어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패키지디자인이 강인한 어필을 하기위해서는 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단순하진 않지만 심플한 디자인이 제품을 잘 살릴 수 있는 패키지디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패키지디자인이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에 뒤져있다는 문제도 우리 것을 살펴보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의 것을 따라서 하는 것은 결국 모방 이상의 가치를 찾지 못한다며, 동양적인 것 특히 한국적인 것이야 말로 무엇보다 세계적인 디자인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이영희 대표는 말한다.

덧붙여 서구적 디자인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 디자인 현실에서 한국적 디자인의 세계화와 경쟁력 획득을 목표로 꾸준히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씨디스 어소시에이션은 지난 2000년에도 아시아 태평양 아쿠아 어워드(2000 Asia Pacfic Aqua Award)에서도 Best Bottle and Label Design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선 프로그램’은 지난해 한국패키지디자인협회가 주최하는 ‘한국팩스타상’에서 선정되었다.

씨디스 어소시에이션에서 작업한 대표적 패키지디자인으로는 캘로그 올브랜, 웅진 자연은, 매일 까페라떼, 롯데 맛있구마, 옥시 O2액션 등 다수를 차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들은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문의 : 02-3485-8104>


[미니 인터뷰]

동양적 여백을 찾는 작업, 한국적인 것이 세계에서 인정받아

왼쪽에서 부터 씨디스의 이영희 대표, 기획팀 오정안씨, 신동민 디자인실장.

씨디스에서 런던광고제에 출품하게 된 것은 생각지도 못한 우연한 기회였다고 한다.

“런던 인터내셔널에서 올해 초 먼저 연락이 와서 3개 제품을 출품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패키지디자인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해외 디자인제에 출품하는 것은 극히 어려웠다. 좋은 작품이 있어도 출품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패키지디자인 분야에서도 이러한 데 관심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씨디스가 처음 출품하여 최종 Finalist에까지 올랐다는 것은 패키지디자인 분야에서는 매우 획기적인 사건이다.

“시상식에 참석해 인상 깊었던 점은 소비자, 클라이언트와의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며 디자이너의 생각이 작업에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선정위원들의 말이었습니다.”

런던 시상식에 다녀온 씨디스 신동민 디자인실장은 많은 부분을 생각하고 이것을 작업에 투영할 수 있는 디자이너의 필요성을 말해주었다.

“패키지디자인은 구조, 아이덴티티, 이미지 등이 잘 접목되어야 합니다. 이번 ‘선 프로그램’은 음식 자체가 동양적이며 건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밝은 색상과 요일별 구분을 위한 칼라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씨디스가 패키지디자인 작업에서 동양적인 것, 특히 한국적인 것을 찾는 작업이 이번 런던 광제의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원동력이 되었다.

씨디스 이영희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표현이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한국인이라는 의식이 우리들의 바탕에 있다”고 전한다. 이를 패키지디자인에 접목하기 위해선 우리의 것 즉, 한글이나 여백의 미 등을 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비어있는 아름다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백을 찾는 작업을 씨디스에서 해나갈 것”이라고 이영희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을 전해주었다.

홍순우 기자/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