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국산으로 둔갑한 호주산 쇠고기와 유전자 변형(GMO) 미국산 콩 등 농산물의 원산지표시 위반 행위가 날로 대형화, 지능화 되고 있다.

농림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19일 지난 한해동안 원산지표시 위반 업체 6201개를 적발, 모두 39억원의 과태료와 벌금을 부과하고 23명을 구속 수사했다고 발표했다.

위반 건수는 2003년 6327개소에 비해 2.0% 줄었지만 구속건수는 7건에서 23건으로 228.6%가 증가했다. 2003년 건당 4537Kg이던 위반물량도 지난해는 1만8068Kg으로 약 4배 가까이 늘었다.

단속 사례별로 보면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경우가 4082건으로 2003년 4460건에 비해 10%가량 줄었으나 아이에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는 업소는 3405건으로 2003년 3048건에 비해 오히려 10%이상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가 1085건으로 가장 위반행위가 많았으며 쇠고기 532건, 고춧가루 256건, 당근 280건이 뒤를 이었다. 원산지를 속인 떡도 186건이 적발됐다.

쇠고기는 광우병 파동으로 소비가 줄며 위반 업소도 2003년에 비해 54%가 줄었으나 대신 돼지고기는 20%가 늘었고, 찐쌀에 대한 집중단속으로 떡도 3배 이상 증가 건수가 늘었다. 농관원 관계자는 "농산물을 가공하여 판매할 경우 소비자가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위반행위가 늘고 있다"며 "가공품 위반업소는 전년대비 약 17%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원산지 속이기는 수입품과 국산 간 가격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떡의 경우 수입품과 국산의 가격차는 Kg당 1275원으로 무려 3.1배에 달하며 도라지와 곶감은 4배, 홍삼은 10배까지 가격 차이가 나고 있다. 원산지를 속여 팔아 많게는 10배까지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것.

주요 위반 사례를 보면 지난해 12월 음성군 소재 K마트는 호주산 쇠고기 1톤을 분쇄육으로 가공해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팔다 적발됐고 광주의 J유통은 냉동돼지고기삼겹살을 재포장하면서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국내산인 것처럼 위장, 2배 가까이 비싸게 팔았다. 이 과정에서 J유통은 국산으로 판매하기 위해 얼린 돼지고기를 난로에 해동하기 까지 했다.

부대찌개용 콩도 빠지지 않았다. 논산의 N업체는 지난해 12월까지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콩으로 미국산과 중국산을 섞어 팔았으나 미국산은 유전자 변형(GMO)임을 의식, 고의적으로 국산으로 속였다. 이렇게 판매된 콩은 모두 1143박스로 시가로는 2880만원에 달한다.

농림원 관계자는 "원산지 부정유통 예방을 위해서는 소비자 신고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구입할 때 반드시 원산지를 확인하고 의심되면 전화(1588-8112)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원산지 부정 표시 고발 포상금은 지난해 건당 100만원에서 올해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