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맥주 업계를 뒤흔든 가장 큰 사건은 그 동안 선두자리를 지켜온 Anheuser-Busch에 도전장을 낼만큼 거대한 맥주업체가 출범했다는 것이다. 2004년 3월 Interbrew와 AmBev는 합병을 발표했으며 이로써 생산량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맥주회사인 InBev가 창립되었다.

InBev의 탄생이 발표된 직후 Interbrew가 그 동안 운영해 오던 북아일랜드, 영국 및 캐나다의 공장이 폐쇄되었다. InBev 측은 더 이상의 공장 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자사의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모든 방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합병 발표 이후, 경쟁업체들은 이 거대한 업체의 추후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InBev측은 이번 합병을 통해 수익과 전망을 제고시킴과 동시에 성장일로에 있는 개도국 맥주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유럽 및 북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빠르게 성장하는 개도국 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에서 Sun Interbrew의 운영권을 소유하고 있는 InBev는 빠르게 성장하는 러시아 맥주시장에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러시아 최대의 맥주업체인 Baltic Beverages Holding은 2004년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했는데, 2004년 상반기 총 매출은 전년대비 유로화 기준 18%, 달러화 기준 30% 늘어났으며, 물량기준으로 14.4% 성장했다.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금지하고자 하는 러시아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시장은 세계 맥주업체들이 첫 손으로 꼽는 유망한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중국 또한 많은 맥주업체들의 전쟁터였다. Harbin Brewery Group이 시장 점유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SABMiller와 Anheuser-Busch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InBev 또한 중국시장에서의 위치를 높이기 위해 더욱 많은 생산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SABMiller 또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며 그 일환의 하나로 Lion Nathan을 인수했다. 이러한 업체들의 치열한 노력은 2005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개도국 시장과는 반대로, 유럽 시장은 2005년에도 별다른 성장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연간 26억 리터의 맥주를 생산하는 Heineken는 중유럽 및 동유럽 시장의 리더로 시장 점유율 27%를 자랑한다. Heineken은 호주의 Brau-Beteiligungs-Aktiengesellschaft (BBAG) 및 Brau Union (BUAG)를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Scottish & Newcastle은 조용한 2004년을 보냈다. 2004년 8월 S&N은 2004년 6월까지 6개월 간 판매량은 6%, 세전 수익은 1억 5,800만 파운드로 8.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운용수익은 2억 200만 파운드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그러나 S&N의 규모가 니치시장을 노리는 업체가 되기에는 너무 크고, 세계적인 합병의 바람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너무 작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기존의 성숙한 시장에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도 S&N이 2005년에 해결해야 할 문제점 중 하나이다.

SABMiller에게 2004년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인수를 추진했던 Harbin Brewery Group을 Anheuser-Busch에게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SABMiller의 전체적인 실적은 우수했으며 특히 미국내 자회사인 Miller Brewing의 매출이 다시 살아나는 긍정적인 성과를 올렸다.

Miller 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들이 미국의 맥주 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 와인과 양주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미국 맥주 업체들이 이제 제 3국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지속될 맥주업계의 이슈는 Molson과 Coors의 합병 문제이다. 2004년 7월 처음 발표된 이 합병 계획은 그 이후 지속적인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2005년 1월 주주 총회에 상정될 계획이다.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만약 이 합병이 현실화된다면 물량 기준 세계 5위의 맥주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세계 맥주 업계의 한 해를 돌아볼 때 Anheuser-Busch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물량 기준 세계 최대의 맥주업체 위치를 InBev에게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Anheuser는 수익성에 있어 여타 업체들의 시금석이 되고 있다.

매출 기준 세계 최대 업체인 Anheuser는 2004년 전반기 주당 수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바 있다. Anheuser측은 미국 시장에서 새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Miller를 주시하며, 2005년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just-drink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