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농심이 미국 LA에 짓는 라면공장에 들어가는 자동 포장설비는 국내 중소제조업체인 제팩(대표 이준제)의 제품이 들어간다.

농심은 당초 제팩의 경쟁사인 A사에서 자동포장기를 공급받기로 했으나 A사가 경영난으로 납기를 맞추기가 어려움을 겪자 급히 주문처를 바꿔야 했다.

이때 농심 아산공장이 제팩을 추천했다. 제팩장비를 사용했던 농심 아산공장은 하루 3교대로 21시간씩 돌려도 고장이 나지않고 빠른 처리속도를 가진 제팩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농심의 자동화설비를 담당하는 농심엔지니어링 박기순 차장은 "제팩이 규모는 적지만 정리정돈이 잘된 공장내부와 고장난 부분만 교체할 수 있도록 모듈(표준)화 돼 있어 AS(애프터서비스)가 신속했다"고 말했다.

자동포장기 제조업체 제팩(대표 이준제)은 90년 설립 당시만 해도 외국장비를 수입했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제조업체로 변신했다.

제팩이 제조업을 하게 된 것은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달러당 2000원으로 2배 이상 환율이 상승해 수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팩의 ´핀픽업(핀으로 박스를 집는 방식) 제함기´는 분당 24개 박스를 포장하는 전세계 포장설비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이며 ´일(一)자´ 형태의 제품이어서 공장의 공간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준제 사장은 "수입업을 할때 세계 최고의 포장기계회사인 덴마크의 소코시스템과 자동화 프로그램 분야서 미국내 1위업체인 케이프시스템 등 일류기업의 제품을 취급했던 덕분에 단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게됐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제팩은 테이프와 박스를 밀착시켜 테이핑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특허를 취득한 것을 비롯해 현재는 핀으로 집어서 박스를 펼칠때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 등 3가지 기술을 특허출원중이다.

제팩은 그동안 농심 미국공장과 △식품업체 하림 △크라운 천안공장(스낵류) △롯데햄 김천공장 △삼성전자 광주공장(진공청소기) 등에 설치했다.

규모는 적지만 수출에도 나서 일본의 유통업체 N사를 통해 5대의 장비를 납품 했고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도 공급했다.

특히 제팩의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자동화장비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제팩의 제품을 팔겠다고 나서 포장기기 제조업체인 ´스트라펙´과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일본 이시다사의 영국법인인 ´이시다유럽´을 통해서는 유럽시장을 개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