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음용할 때, 깔끔하게 찢겨져 나가야할 뚜껑이 가운데 부분으로 찢겨져 나간다거나 지저분하게 찢겨져 나가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은 요 몇 년 사이 컵라면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 정도 있을 것이다.

이는 친환경법에 따라 적용된 컵라면 종이용기에 있어서 기존의 PSP용기에 사용하던 리드(뚜껑)재질이 종이용기적성에 맞지 않아 생기는 현상으로, 컵라면의 종이용기 적용 확대와 함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최대의 라면메이커인 농심이 신라면 등 자사의 컵라면 종이용기에 맞는 새로운 리드재질을 개발하여 그 개봉성을 향상시켜 주목을 끌고 있다.

종이용기 적성에 맞는 리드재질

환경부의 친환경 포장방법 및 포장재의 재질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컵라면 용기의 20~30%를 기존의 PSP(PolyStyrene Paper)와 같은 합성수지 대신 종이용기로 만들도록 의무화된 이래, 컵라면 업계의 종이용기 적용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컵라면의 종이용기에서 발생하는 개봉시의 불량에 관한 클레임은 컵라면 종이용기 적용의 난항이 되어 왔다.

농심 신라면컵의 경우, 2003년 5월부터 종이용기를 적용하기 시작하였으나 종래의 PSP용기에 사용하던 리드를 종이용기에 사용한 결과 개봉시 리드가 찢어지고 이음새부분(입술부분)이 매끈하게 떨어지자 않는 문제를 보였다.

컵라면의 경우, 음용시 3분간 뚜껑을 필히 닫아야 하고, 더구나 식료인 까닭에 용기가 지저분해서는 안되었기 때문에, 종이용기 적성에 맞는 리드재질 개발이 절실했다.

이에 따라 농심은 종이용기 적성에 맞는 리드재질을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일본의 한 씰런트 소재 업체의 기술적인 도움을 얻어 공동으로 새로운 리드재질을 개발해냈다.

개봉성과 밀봉성 동시에 잡아

농심이 개발해낸 신라면컵 종이용기용 리드의 새로운 재질은 HG/PE/AL/EMAA/EVA 구성으로 기존의 재질이 HG/PE/AL/EMAA로 구성되어 있는데에 반해, EMAA에 EVA를 씰런트하여 변경하였다. 특히 새 재질의 관건은 EVA의 씰런트와 함께, 각 부분을 구성하는 재질의 두께로, 이를 균형있게 행함으로써 가능했다.

일반적으로 Rupture(찢어짐)강도가 높아지게 되면 밀봉성(seeling)은 높아지나 개봉성(easy open)은 낮아져 개봉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둘을 얼마만큼 과학적인 기준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밀봉이 확실히 되며서도 매끄러운 개봉이 가능해진다.

리드의 새로운 재질은 Rupture(찢어짐)강도와 Peel(벗겨짐)강도의 과학적인 기준을 설정됨으로써 봉함성과 함께 쉬운 개봉성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개봉시 볼 수 있었던 리드의 찢어짐이나 이음새부분(입술부분)의 지저분해지는 현상을 개봉 불량률 0%로 현저히 개선하게 되었다.

농심 지식컨테스트 장려상 수상

이번 리드재질 개발은 농심의 사내(社內) 지식컨테스트인 ‘제3회 농심 지식 컨테스트’에서 황금거위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신라면컵´ 종이용기 리드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농심 포장개발팀의 김지일과장은 “농심은 언제나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편리성 개선에 있어서 국내기술에 미비한 점이 있다면 농심은 해외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앞서나가는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라면 무조건적인 원가절감은 주장하지 않는다. 생산라인을 뜯어고쳐서라도 더 나은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소비자를 위한 농심의 자세”라며 가치있는 포장 개발의 의미를 전했다.

조승주 기자/yurizoo@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