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비맥주가 최근 내놓은 700㎖ 페트병 맥주가 주류도매상의 반발에 부닫쳐 출시 1주일도 안 돼 생산을 중단해야할 위기에 처했다.

20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주류도매업중앙회장 등 도매상 대표 4명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오비맥주 본사를 찾아가 700㎖ 큐팩을 생산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도매상 대표들은 "소형 페트병맥주 시장이 활성화하면 생맥주 시장이 위축되고 공병 회수에 따른 이익금이 줄어 도매상 수입이 줄어든다"면서 주류 도매상 900명에게 서명을 받은 진정서도 함께 제출했다.

또 일부 도매상은 지난 주말부터 700㎖ 신제품 입고 저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상을 통해서만 판매하도록 돼 있는 주류유통 특성상 도매상들이 특정 제품 판매를 거부할 경우 오비맥주로서는 판로가 막히게 된다. 사태가 확산될 경우 생산중단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생맥주시장은 오비맥주가 하이트맥주에 비해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스스로 발등을 찍는 일을 왜 하겠느냐"며 "공병회수 이익금 문제 또한 도매상 입장에서 우려할 만한 규모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도매상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방침"이라며 "반발에 따른 생산중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진로 인수가 유력시되는 하이트맥주가 벌써부터 주류도매상들을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도매상들이 특정 제품에 대해 집단 반발을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