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병녹차의 인기는 음료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본의 주요음료 회사들은 병녹차 마케팅에 혈안이 되어 있으며 그 결과 음료회사들간의 녹차시장 쟁탈전이 날로 치열해 지고있다.

관련회사들은 캔커피와 탄산음료의 소비량은 소폭으로 증가 또는 경우에 따라 심지어 하락하고 있어 음료관련회사들은 전통적인 일본음료 특히 병녹차 판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녹차산업의 주요 3개사의 병녹차판매는 20%이상 증가하였다. 특히 지난해는 찌는듯한 더위덕도 봤으나 전반적인 병녹차 인기에 힘입어 병녹차의 판매량은 4천9십억 엔에 달했다.

일본최대의 병녹차제조 회사인 이토엔社의 혼조하치로는 최근 산업관계자미팅에서 지금은 녹차의 전성시대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일본의 녹차시장은 약 1조 엔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음료관련회사들은 이제 녹차 전쟁에 돌입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캔녹차와 병녹차를 처음으로 시판한 이토엔社는 지난 5월 20년만에 처음으로 자사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오이오챠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였다. 혼조는 올해 오이오챠가 코카콜라를 판매량에서 제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해 오이오챠는 코카콜라, 조지아캔커피(일본코카콜라사 제품)에 이어 판매3위를 기록했다.

물론 일본코카콜라社도 이토엔의 녹차시장 독주를 막기 위해 지난 3월, “하지메”(일본어로 시작 또는 기원이라는 뜻)라는 신상품을 출시하였다. 일본 최정상의 녹차음료회사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에 시동을 건 것이다.

녹차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기업은 코카콜라뿐만이 아니다. 기린社도 “나마차”라는 새로운 녹차음료를 선보이며 녹차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린의 야마시타 켄니치는 녹차시장을 지배하는 회사가 결국은 전체 음료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일본의 녹차시장은 기린이 2000년 나마차를 출시하기전까지는 이토엔이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였다. 그러한 녹차시장의 구도를 바꾸는데는 기린의 뛰어난 마케팅전략이 있었다.

즉 기린이 이토엔을 위협하며 일본 녹차시장에서 급성장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령층의 대명사로 생각되던 녹차를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쇄신한데 기인한다. 야마시타는 현재 녹차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음료라고 말한다.

한편 녹차관련 산업의 관계자들은 녹차의 폭발적인 인기의 요인으로 일본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설명하고 있다. 녹차는 당분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노화방지의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상품이 된 것이다.

또한 병녹차 판매량의 급증은 전통적으로 일본사회에서 “오차구미”라고 하여 사무직여성들이 방문 손님 및 사무실남성들을 위해 차심부름을 하던 관습철폐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토리社의 오키나카 나오토는 이와는 다른 철학적인 시각에서 녹차의 인기를 분석하고 있다. 오키나카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일본경기침체의 여파로 일본인들이 점점 더 보수화되어 가고 있으며 다수의 국민들이 일본인들의 뿌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일본의 전통차인 녹차는 현대의 일본인들에게 안정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키나카는 지난해 출시된 자사의 인기상품인 “에몬”(녹차)는 현대적인 이미지로 부각되었던 기린의 나마챠의 경우와는 반대로 녹차를 전통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로 부각시켜 판매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녹차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녹차잎재배자들은 그다지 큰 이익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지난해에는 급격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녹차잎의 가격이 사상 최고수준으로 올랐지만 올해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녹차 산업관련자들은 이는 사재기의 여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본차제품협회의 고위관계자는 녹차의 인기상승은 환영할 일이지만 녹차잎의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The Japan Times / 한국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