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류 포장재의 재활용을 위한 EPR(생산자책임재활용) 적용이 2년 가까이 되어가는 가운데 제도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9월 12일 환경노동위원회 공성진 국회위원과 자원순환사회연대(집행위원장 윤준하)가 공동으로 주최한 ´필름류 포장재 재활용을 위한 토론회´에서 필름류 포장재의 EPR 시행에 따른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환경부, 생산자, 시민단체 등에서 주제발표를 하였으며 이후 지자체, 수거업체, 재활용업체, 사용업체 등을 대표한 참석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환경부, 생산자, 시민단체 모두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필름류 포장재의 재활용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 각 주체들이 밝힌 문제점에서 서로 차이가 있었다.

´필름류 포장재 관리 현황 및 대책´을 발표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박일호 과장은 현재 EPR 대상의 필름류 포장재는 전체 발생량 약 100만톤의 17%인 17만4천톤이며 이중 의무면제 대상 6만1천톤을 제외하면 의무부과되는 대상은 11만3천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무부과 대상의 저조와 함께 분리배출에 따른 수거를 담당하는 지자체의 경우 미참여 지자체로 인해 주민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EPR 대상 뿐만 아니라 대상이 아닌 필름류까지 혼재되어 수거가 이루어지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재활용 의무율도 현재 36.8%에 불과하다며 이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생산자 입장에서 발표한 (사)한국플라스틱리싸이클링협회 신필식 이사는 필름류 포장재의 경우 전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데도 현재 의무 대상은 음식료, 세제류, 화장품, 의약품 제조수입업, 농수축산물 포나매수입업 등 5개 업체에 한정되어 있다며 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거가 이루어지는 필름류 포장재의 경우 이들 5개업종의 의무 대상 품목 이외에도 분리배출과 수거가 이루어져 의무생산자가 지불한 재활용 비용이 대상품목 이외에도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무표시의 포장재의 경우 대상품목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분리배출 표시의 경우 비대상품에도 인쇄를 해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는 등의 문제도 제기하였다.

시민단체을 대표한 자원순환사회연대의 홍수열 정책팀장은 필름류 포장재 분리배출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발표를 통해 응답자의 43.5% 만이 필름류 포장재가 EPR 대상품목을 알고 있었다며 절반이 넘는 56.5%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필름류 포장재를 분리배출 해도 수거를 거부당한 경우가 14.8%에 달한다고 밝혔다.

홍수열 팀장은 재활용 의무율 산정방식이 문제가 있다며 투명한 산정 절차를 만들어 내년도 분리수거 가능량을 예상한 후 의무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재활용 가능자원의 발생량, 분리수거량, 종량제 혼입량, 무단 투기량 등에 대한 통계조사를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름류 포장재 재활용 토론회에서는 각 주체별 의견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상호 모순된 의견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시민단체의 경우 시민들에 대한 홍보의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는 반면 재활용 업체에서는 현재 수거된 필름류 포장재가 재활용되지 못하고 어마어마 하게 적체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적체되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물량으로 인해 홍보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필름류 포장재의 재활용 문제는 경제성이 뒷바침 되지 않는다는 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 필름류 포장재의 재활용은 현재 고형연료로 사용되는 RPF, 용융파쇄를 통해 파이프, 파렛트로 생산되거나 벤치, 보도블럭, 탁자 등으로 만드는 프로파일과 연료용 오일로 생산되는 것이 있다. 이들 재활용 방법 중 대부분이 RPF로 재활용되고 있는데 RPF는 현재 시멘트 제조업체 등에 일부 적용이 되는 등 활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박일호 과장은 앞으로 필름류 포장재의 재활용 활성화 방안을 올해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EPR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독일, 일본 등 재활용 실태 및 기술조사 후 국내 도입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