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선물수요가 늘어나는 연말을 맞아 향수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향수업체들은 연말에 유명향수를 중심으로 향수 본품과 미니어처·보디·헤어용품 등으로 구성된 세트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과대포장법´으로 인해 향수세트 수입이 금지된 가운데 향수업체가 각 품목별로 세트를 별도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력 및 비용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향수세트를 각 품목별로 개별 제작할 경우 제조단가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해외 제작에 비해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때문에 향수업계에서는 2~3년 전부터 세트제작을 아예 안 하거나, 최대 성수기인 5월과 12월을 위해 최소한의 물량만을 제작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자체 제작한 최소한의 물량마저 다 소진하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재고로 남아 이를 일일이 다시 해체해야 하는 어려움도 크다는 것.

이 미니어처·보디·헤어용품을 대리점이나 전문점에서 별도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현상마저 목격되면서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세트제작은 무용지물"이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향수업체 관계자는 "지난 해 연말 백화점 향수매장에 한 사람이 들어와 사진을 찍어간 뒤 3건이 과대포장으로 적발돼 9백 만원을 과태료로 지불했다"며 "올해는 각별히 포장법을 준수해 세트제작을 하지만 비용과 인력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향수관계자는 "국내 포장법 때문에 해외 소비자들이 누리는 향수 선물세트의 이점을 국내 소비자에게는 제공할 수 없는 실정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까다로운 법망을 피하기 위해 단상자를 비닐로 된 파우치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자에 비해 품격이 떨어져 보이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향수는 산업자원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법´에 의거,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포장공간이 20%를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 과대포장 적발 및 시정통보는 관할 시·구청의 청소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화장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