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포장에 있어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중요시 되고 있다. 최근 약물 오남용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의약품 사용 시의 약품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고, 소비자가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제품을 포장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5건의 국내특허 출원 기술을 이용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 한 녹내장치료제 「라타로 점안액(latanoprost 0.005%)」을 출시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의약품 용기에 온도변화 라벨 적용

이번에 시판된 「라타로 점안액(latanoprost 0.005%)」은 Phamacia&Upjohn社의 ‘Xalatan’ 제품을 한미약품이 국산화한 것으로,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낮추는 의약품이다. 이 제품은 latanoprost를 주성분으로 하기 때문에 냉장보관이 필수적이다. 성분의 특성상 2~8℃ 온도에서 제품을 보관하고 점안해야만 약물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냉장 케이스와 온도변화 표시 온도계 라벨을 제품 용기에 적용하였다.

원거리 여행 시, 제품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개발한 냉장케이스는 일반 아이스 팩에 「라타로 점안액」이 들어갈 수 있도록 제품 모양대로 홈을 판 형태로, 아이스 팩만을 냉동고에 보관하였다가 여행 시 케이스에 넣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아이스 팩은 12시간 이상 보냉이 가능하며, 케이스는 작은 가방 모양으로 지퍼가 달려있어 들고 다니기 편리하다. 이 냉장케이스는 「라타로 점안액」을 처방하는 안과에서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된다고 한다.

온도변화 표시 온도계는 제품 라벨 중앙에 온도계 모양으로 특수인쇄 처리하였다. 이 온도는 평소에는 흰색을, 적정 보관온도(2~8℃)가 되면 파란색을 나타내어 최적의 보관 상태를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녹내장 점안액을 사용하는 주 고객이 50대 이상의 고령자라는 것을 고려하여, 온도변화 표시를 색의 변화(흰색→파란색)로 표시해서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또 개봉 후 4주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용기를 2.5㎖와 3㎖의 소(小)용량 용기로 제작하였다. 이 용기는 약 80방울 가량 들어가는 사이즈로, 양안에 1방울씩 하루 1번 점안할 경우 소비자가 4주 정도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 제품은 또한 눈에 직접 점안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약에 민감하다. 과량 투여할 경우, 눈이 따끔거리거나 충혈 되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1일 1회 1방울을 점안하는 것이 약물 효과가 가장 우수하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은 ‘라타로 점안액’에 특수노즐을 적용하였다.

이 특수노즐은 한번에 1방울씩 환자가 편차 없이 항상 일정한 양으로 점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존 점안액들은 투여 시 용량을 일정하게 조절하기 어려워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소비자의 클레임을 제품 개발을 할 때 참고하여 제작하였다고 한다. 용기 내에 특수노즐을 장착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치료의 안전성을 강화하였다.

한미약품은 특수 노즐, 변온표시 온도계, 휴대용 냉장 케이스 등의 기능성 포장과 관련한 3건의 기술 특허 외에 용기, 라벨 등 의장 디자인 특허 2건을 국내 특허 출원하는 등 이 제품에 관해 총 5건의 특허출원 신청한 상태다.

소비자를 배려한 유니버설 디자인 의약품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려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심하면 실명되기도 한다. 이 병은 수술보다는 안약을 점안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녹내장 환자들은 실명 방지를 위해 평생 동안 안약을 점약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수입 완제품이 녹내장 치료제의 대부분을 차지하였지만, ‘Xalatan’ 제품의 사상이 끝난 현재 국산 제품의 녹내장 치료제 시장에 대한 진입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약품은 약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용기에 적용하였다. 이는 소비자의 잘못된 사용에 대한 방지, 복용에 대한 배려 등이 요구되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라타로 점안액’을 기존의 수입 완제품은 물론 앞으로 출시 될 국산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특히 녹내장제의 주 소비자층이 50대 이상의 고령자인 것을 감안하면, 녹내장 치료제의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은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김재중 안과총괄팀장은 “녹내장 치료제는 수입완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평생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 스위칭이 어렵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시약을 국산화 하면서 환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하였기 때문에 장기간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면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클레임을 제품 개발에 적용하여, 소비자를 배려한 제품 개발에 힘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의약품 시장에서는 의약품의 최대 약품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환자가 제품을 간단하고 올바르게 취급할 수 있고, 보존·관리가 편리하도록 하는 용기 디자인이 앞으로도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