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의 축이 대형마트 쪽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대형마트에 맞는 포장의 적용 요구가 증가해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즉시 진열 포장(Ready-to-Sell)”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대형마트를 위한 포장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제품 포장시 대형마트의 판매대 규격에 맞춘 포장과 적합한 치수의 파렛타이징을 통해 매장에서 곧바로 진열이 가능하도록 하는 “즉시 진열 포장”은 앞으로 기업들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업체 진열방식에 맞춰 포장용기 규격화

한국까르푸(대표이사 필립 브로야니고)는 지난 2월 15일, 16일 양일간 본사 전시실에서 “즉시 진열 포장”을 확대하기로 하고 약 110개의 협력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전시 설명회를 가졌다.

까르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즉시 진열 포장” 방식이란, 제조업체가 제품 포장 시 판매업체의 진열 방식에 맞추어 포장용기(포장박스 및 파렛트)를 규격화함으로써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포장용기에 제품용량, 종류, 유통기간, 제품명 등 제품정보를 명확히 표기함으로써 고객이 한 눈에 제품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까르푸에서는 “즉시 진열 포장”의 주요 원리를 6가지로 설명하였다. 첫 번째 박스만 보고도 제품을 알 수 있도록 하며, 두 번째 포장 개봉이 쉽도록 하고, 세 번째 손쉽게 제품을 선반에 옮길 수 있어야 하며, 네 번째 선반에서 쉽게 물건을 알아 볼 수 있어야 하며, 다섯 번째 고객들이 진열된 포장상자에서 제품을 손쉽게 꺼낼 수 있어야 하며, 여섯 번째 지속적인 진열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즉시 진열 포장”의 기본 개념은 포장단위를 표준화함으로써 제조업체, 판매업체, 물류업체 모두가 제품의 생산과 운송 및 보관, 판매에 이르기까지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에서 “즉시 진열 포장”의 도입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매장 내에서 포장용기 단위로 진열함으로써 기존 낱개 진열 방식보다 쉽고 빠르게 진열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매장 내 물건이 떨어져 팔지 못하는 결품을 크게 줄이는데 있다.

대형마트가 원하는 것 ‘결품 방지’

“즉시 진열 포장”은 운반비용 절감, 제품 진열시간의 절감, 박스 개봉시간의 절감 등의 장점을 가져올 수 있으며 여기에 제품 진열시 쉽게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이러한 “즉시 진열 포장”을 공급업체가 도입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에서 요구하는 상자와 파렛트의 치수에 맞추어야 한다.

또한 제품의 크기까지 요구되는 포장 치수에 맞출 필요도 있다. 포장되는 상품수를 최대화하기 위한 설계가 필요하며, 판촉을 위한 시각화도 요구되는 기준에 따라야 하는 부분이다.

한국까르푸에서는 “즉시 진열 포장”의 적용을 통해 업체가 얻을 수 있는 혜택으로 판매대에서 제품의 위치를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으며, 상품명과 제품 수를 쉽게 알 수 있어 이를 통해 고객들로부터 제품 인식을 높여 매출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판매대에 인기 있는 제품을 풍성하게 진열 할 수 있으며, 결품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판매가 많이 이루어지는 제품의 경우 반 파렛트(Half Pallet)를 이용해 파렛트 채 진열을 g하게된다. 이는 제품 판매에 맞춰 바로바로 진열을 할 수 있어 결품을 방지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 같은 결품 방지 부분은 매출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어 대형마트에서 “즉시 진열 포장”의 적용에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RTS에 맞는 상자와 파렛트

까르푸는 “즉시 진열 포장(RTS)”의 확대를 위해 태림포장과 한국파렛트풀(KPP)과 협력관계를 맺고 함께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 업체에서는 RTS에 맞는 파렛트와 골판지상자를 개발해 공급업체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까르푸의 설명회에서도 이들 업체에서 개발한 부분에 대한 발표가 함께 진행되었다.

태림포장에서는 RTS에 맞춘 골판지상자를 개발하였다. RTS용 골판지상자의 핵심은 편리성에 있다. 매장에서의 취급자의 편리성과 쇼핑을 하는 소비자의 편리성을 함께 고려한 것이다. 진열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과 쉽게 박스를 개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맞추어져 있다.

판매대까지 박스를 운반한 이후 박스의 개봉이 곧바로 이루어지도록 한 것으로 RTS용 상자는 오픈형 상자와 운반형 상자, 전시형 상자를 믹스해 하나로 단일화 한 것이라고 태림포장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포장비 부분에 있어서도 몇몇 제품에 대한 시험적인 적용을 해봤을 때 기존 상자에 비해 골판지 소요량이 적어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KPP에서는 국내 현실에 맞춘 반 파렛트(Half Pallet)를 선보였다. 732×550 사이즈의 반 파렛트는 이미 KPP에서 몇 년 전부터 준비해 왔던 사이즈로 국내의 적재 및 운송 실정을 반영하고 있다.

이 치수는 파렛트 채로 판매대에 진열하는데 적합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기존의 생산이나 운송부분에 대해서도 고려되었다. 또한 파렛트 채로 진열하면서 매장내에서 고객의 동선에 지장을 주지 않는 크기를 감안한 것이라고 KPP에서는 전했다.

한국까르푸에서는 태림포장의 RTS용 골판지상자와 KPP의 반 파렛트에 대해 완전히 결정된 사항은 아니라며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더 효율적인 모델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TS 적용품목 크게 확대할 계획

‘즉시 진열 포장(RTS)’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지역에서는 광범위하게 채택되어 운영되고 있다. 프랑스 까르푸의 경우에는 지난 2005년에 2,000개의 제품에 RTS 포장박스를 적용하였으며 70개의 제품에는 반 파렛트가 적용되었다. 올해에는 적용 대상제품을 배나 증가할 예정이다. 2006년 목표는 5,400개의 제품에 RTS 포장박스를 적용할 계획으로 반 파렛트 적용은 200개의 제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까르푸도 올해 말까지 세제, 화장지, 과자류 등 800개의 제품에 RTS 포장박스를 적용할 계획이며 음료, 양념류, 캔 제품 등 30개 제품에 대해서는 반 파렛트를 적용하는 등 앞으로 적용 품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적인 적용 대상으로는 까르푸에서 판매되는 넘버원 제품과 까르푸의 PB상품이며, 포장이 되어 있어 판매대 적재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조미료, 냉장식품과 판매가 많이 이루어지는 생수, 맥주, 커피, 라면, 계란, 우유 등의 제품을 적용 대상 제품으로 고려하고 있다.

한국까르푸 이외에도 국내의 대형마트들에서 RTS 도입을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도 다양한 제품에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가공식품, 음료, 세제류 제품에의 적용이 상대적으로 높다. 앞으로 타 제품군으로의 RTS의 도입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TS의 도입이 납품업체나 대형마트 모두에 더 낳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공통된 규격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