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된 휴대폰업계의 슬림폰 열풍이 거세다. 모토로라의 ‘레이저’ 이후 삼성과 LG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서도 슬림폰을 출시하여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LG 전자는 일명 「초콜릿폰(모델명:KV5900)」이라는 초슬림 슬라이드폰을 출시하여 한 달 만에 4만 5천대라는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세련된 디자인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여타의 슬림폰과는 달리 ‘슬림&미니멀’을 강조하기 위해 외관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심플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블랙 컬러를 기본으로 붉은색 터치 패드로 포인트를 주었다. 이로 인해 ‘작다’는 제품 이미지와 함께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소비자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제품 콘셉트는 패키지에도 그대로 적용, 패키지만으로도 제품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제작하여 패키지가 광고에 나오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슬림폰에 슬림한 패키지
「초콜릿폰」의 패키지는 제품과 같이 블랙에 레드로 포인트를 준 종이 박스로, 가장 큰 특징은 ‘슬림’하다는 점이다. 제품의 슬림함을 패키지를 통해 구현할 수 있도록 패키지의 외관을 제품과 같이 직사각형의 슬림한 형태로 설계하였다.

이와 함께 제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위해 심플한 블랙의 인조 가죽을 상자의 뚜껑에 씌우고, 자석을 달아 잠그는 기능을 부여하였다. 또한 뚜껑을 열었을 때에는 제품만이 보이도록 부속품은 검정색의 종이로 덮거나 감싸고, 그 위에 각각의 정보를 써넣어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뚜껑 안쪽 부분에는 터치 패드와 같은 붉은 색을 넣어 단조로움을 피했다.

이러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패키지는 제품의 이미지를 더욱 잘 나타낼 수 있고, 다른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으며, 제품을 상자에서 꺼내는 순간 폐기되는 다른 전자제품 포장과는 달리 다른 물건을 담아서 사용할 수 있어 2차사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매장에서 제품을 패키지에 넣어 진열하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소비자의 눈길을 더욱 끌 수 있어서 점두의 마케팅 효과도 뛰어나다.















수출, 대량생산을 위한 패키지의 전환
LG 전자는 3월부터 이 제품의 수출을 시작하면서 패키지 재정비에 나섰다. 새로 제작된 패키지는 기존의 인조가죽 소재를 종이로 대체하는 것으로 외국의 까다로운 포장 규제를 통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환경을 배려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내수용 패키지는 슬림함과 고급스러움을 내세워 소비자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는 데 성공하였지만, 대량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인조가죽을 상자에 수작업으로 씌우는 작업은 생산량에도 한계가 있고, 비용도 높았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했다. 이에 비용이 낮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그대로 전할 수 있는 소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종이에 인조가죽과 같은 문양을 가공한 ‘파피루스’를 보드에 합지한 패키지를 개발, 양산화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기존 패키지의 제품이 한쪽에 몰린 설계에서 제품이 가운데에 오도록 하는 설계로, 스펀지 스티로폼을 종이제로 하는 등의 변경도 실시하였다.

변화된 「초콜릿폰」의 패키지는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이라는 생산 효율 측면에서 높은 효과를 본 것과 동시에 인조가죽 소재를 종이로 대체해서 환경에 더욱 친절한 패키지가 되었다. 종래의 패키지가 슬림해서 환경 부하가 작은 이점을 가지고 있는데다, 종이의 단일 소재로 폐기 시에 분리할 필요가 없어 손쉽게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패키지는 먼저 수출용 「초콜릿폰」에 적용되며, 내수용으로도 점차 교체되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블랙라벨’ 시리즈인 「화이트폰」과 「핑크폰(출시 예정)」에도 동일한 디자인과 재질의 패키지에 흰색과 핑크색을 사용한다고 한다.

LG전자 CTO 디자인경영센터의 최영근 책임연구원은 “이번 패키지 변경에서는 경제성과 환경 배려를 위해 고심했는데, 좋은 성과가 나와서 기쁘다”며, “패키지 제작에는 제품 콘셉트에 맞는 디자인은 물론, 경제성과 환경 등 모든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