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 발행인

KOREA PACK 2006(제11회 한국국제포장기자재전) 전시회가 지난 3월 21일부터 나흘간 KINTEX 전시장에서 성공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 포장전시회로는 최초로 1,000부스를 넘어선 1,250부스의 대규모 전시회로 개최되어 많은 포장인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한마당을 이루었다.

전시회를 통해 선보인 제품들도 포장기계를 비롯해 포장재료와 각종 포장관련 기자재가 출품되어 국내 포장산업의 면모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특히, 이번 KOREA PACK 2006을 참관한 포장인들은 세계적인 규모에는 아직 미흡하지만 예전에 비해 많은 발전을 하고 있다는데 대하여 이구동성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를 우리나라 포장산업 전체로 확산·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한다.

양적 성장을 이룬 국내 포장산업

우리나라 포장산업은 국가 전체 산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1996년 말 디자인·포장 진흥법에서 포장분야가 삭제되면서 현재까지 10여년간 포장정책개발 및 진흥에서의 공백기를 맞고 있다.

국내 포장기술 발전이 정체되고 있는 동안 세계 주요 경쟁국들은 IT산업 발전에 따른 전자상거래, 포장폐기물, 물류비 절감과 관련된 포장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술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포장재의 수입물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고, 덤핑에 가까운 저가제품, 종이를 비롯해 플라스틱 필름, 캔 등 각종 포장소재 및 가공품들이 우리시장을 공략하며 우리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업계 현황은 양적 성장만으로는 국내 포장산업의 바탕이 쉽게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개발 없이 범용화 되어있는 부분의 성장은 언제라도 저가의 공세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난 10여년의 포장산업 공백기는 이러한 질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기간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준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내 포장업체들은 폐기물 부담금 문제를 비롯해 중금속 문제 등의 환경문제와 PL법을 비롯한 소비자 보호 및 안전 관련 법규에의 대응을 필요로 하며, 소재간의 경쟁, 가격경쟁 등 한층 더 치열해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는 출혈을 계속하고 있다.

양적 성장 속에서도 여러 가지 여건들이 국내 포장산업을 지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빠르게 변하는 세계의 포장 경향을 살피고, 이에 대한 신기술 정보수집과 제품개발에 대한 대응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포장업체들이 생각할 여력과 기운조차 없는 지경이다. 이러한 현상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질적·체계적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는 수차례 본 컬럼을 통해서 우리나라 포장산업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포장 대표기관의 설립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포장산업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식기반산업으로서 기술융합형, 소재융합형 산업이다. 이러한 산업 형태를 공고히 해나가기 위해서는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업제적 산업의 특성을 가진 포장산업은 각 소재별, 기능별 단체들이 업계 모두의 공존·공생을 위하여 지혜를 모아야 하며, 포장사용자와의 협력과 함께 포장산업의 국가적 미래와 성장 동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늦었지만 이러한 일들을 실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포장 대표단체가 지금 바로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 국제사회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포장분야의 전략은 신지식 정보화 사회에 부응하여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세계 12대 수출국인 우리나라에 포장에 대한 정책·진흥기관이 없다는 것은 국내 산업발전은 물론 수출경쟁에 있어서도 커다란 장애요인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포장 대표단체는 국내 포장산업과 포장기술의 발전과 진흥을 위한 대정부 및 대내외의 대표창구로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신성장 동력의 발굴과 육성진흥을 꾀하면서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대정부 건의 및 정부 정책과제 수행, 포장기술지도를 비롯한 진흥사업 수행 등 포장기술 발전을 효율적으로 주도하는 종합적인 창구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포장단체총연합회 결성에 대한 움직임

얼마 전 산업자원부 당국자와 포장업계 및 단체를 대표하는 분들과의 간담회가 있었다. 이 자리는 포장개발 지도사업 문제가 주제였지만, 업계의 발전 문제에 관련해 포장산업 관련단체의 총 연합회 결성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되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 당국자도 포장 대표기관을 업계 스스로 추진하여 설립한다면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 바 있다.

10여 년간 끌어온 대표단체 또는 연합회의 설립은 총체적이고도 원칙적인 필요성을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들어가면 의견차이가 노출되곤 했었다. 이번에는 이미 각 업계 대표자들이 적극 동의한 바 있으므로 작은 난관들을 극복하고 성사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더구나 젊은 중견포장인들이 주창하며 앞장서고 있는 터에, 각 업계 원로 및 지도자들의 분발과 협력을 기대해 본다. 어쩌면 이번이야 말로 우리나라 포장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한 포장 대표단체를 만들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업계 단체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작은 영역을 초월하여 더 큰 국가적 전체 포장산업의 발전과 진흥을 위한 대의적, 대승적 자세로 적극적인 협력과 희생정신으로 성공리에 포장 대표단체 또는 연합회가 설립이 창립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