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즉석밥 시장은 1996년 처음 시장을 개척한 CJ, 라면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농심, 즉석식품의 강자 오뚜기가 3파전을 벌이는 양상에 올해 말쯤 동원F&B가 압력밥솥맛 제품을 내놓으면 시장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즉석밥 시장의 70%이상 점유하고 있는 CJ는 계속해서 새로운 「햇반」을 내놓아 선두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햇반」 제품군 다양화 노력

즉석밥은 일반 대기 중의 먼지나 미생물이 통제되어 높은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하는 클린룸(Clean Room)에서 다단계의 위생처리 과정을 거친 포장재를 사용하는 설비 시스템인 ‘무균화 포장시스템(Aseptic Packaging)’으로 만들어 6개월간 실온에서 보관해도 품질의 변화가 없는 가공식품이다.

10년 전 CJ가 「햇반」으로 처음 즉석밥 시장을 개척할 당시에는 ‘밥은 갓 지어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소비자의 반응이 낮았다. 하지만 보관 기간이 길고, 항상 갓 지어낸 듯한 밥맛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어필하여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더욱이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이나 독신자 가정이 늘어나고, 주5일 근무가 시작되면서 여가를 즐기려는 가정도 늘어나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즉석밥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패스트푸드는 피자나 햄버거 등 서구식 식품에만 해당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 식생활의 중심인 밥을 과감히 패스트푸드화 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라면시장을 추격하는 가장 강력한 즉석식품으로 여길 만큼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햇반」의 성공 요인에는 물론 그 맛도 있겠지만, 특수 플라스틱 용기를 들 수 있다. 용기의 본체는 100도 이상에서도 성분이 변하지 않고, 뚜껑은 인체에 해가 없는 4겹의 폴리프로필렌 재질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특수용기에 무균 포장하여 산소를 차단시켜 6개월 이상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햇반」의 종류도 30여 가지로 늘어났다. 기존의 흰 쌀밥은 210g짜리 기본 햇반과 300g의 큰 햇반, 400g의 2인분 햇반, 130g 두 개가 붙은 작은 두 공기 햇반 등이 나와 있으며, 웰빙 열풍에 맞춘 현미밥, 오곡밥, 흑미밥 등의 잡곡밥과 중포장 대신 한번의 용기포장으로 가격을 낮추고 건삼, 밤, 대추, 흑미를 넣어 영양이 풍부한 별미식 영양밥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밥에 국이나 소스가 함께 들어 있어 별도의 반찬 없이도 한 끼 해결이 가능한 카레밥, 짜장밥, 송이버섯밥, 미역국밥, 육개장밥, 북어국밥 등도 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난해에 출시한 작은 ‘두 공기 햇반’은 기존의 ‘둥근 햇반(210g)’ 제품의 반 공기 분량인 130g짜리 햇반이 두 개의 용기에 나뉘어져 붙어있다.

이 제품은 필요할 때마다 한 개씩 나눠 먹을 수 있어서 한 공기가 부담스러운 여성이나 어린이들에게 제격이다. 또한 한 개로 둘이서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이 낮아져 경제적인 것이 장점이다.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에 맞춰 제품군 형성

이처럼 동사는 ‘작은 두 공기 햇반’, ‘2인분 햇반’ 등의 각종 신제품을 내놓아서 소비자들의 식생활 변화에 맞춰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각 업체의 즉석 밥의 맛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는 것에서 기인한다. 국산 벼를 저온 보관하다 벼를 찧자마자 밥을 짓는 등 신선도에 중점을 두는 공정이 비슷하기 때문에 제품 내용면에서 차별화를 두는 것은 힘들다.

따라서 용기를 비롯한 제품 디자인, 마케팅, 프로모션 등 제품 외적인 것에서 차별화를 두어야만 한다. 농심과 오뚜기의 후발업체들은 제품 인지도를 위해 ‘덤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지만, CJ는 선두주자의 자존심을 걸고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으로, 다양한 제품군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용기의 경량화, 환경 친화적 재질의 사용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CJ주식회사의 식품연구소 포장개발센터 김용환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맛이나, 용기의 재질, 경량 등 햇반 제조에 있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햇반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고 하였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