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적어도 1만년 전부터 인류에 큰 즐거움을 주는 음료였으며 고대 그리스, 이집트, 로마 시민 시대의 역사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변질된 와인의 쓴맛을 없애는 것은 예로부터 중요한 과제였다. 처음에는 와인에 다른 맛을 가미하여 쓴맛을 가리기도 했고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와인통을 막을 때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거나 포도나무 넝쿨을 가죽으로 묶기도 했고 진흙 등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 중 가장 성공적인 방법이 코르크 마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코르크 역시 변형되고 여전히 와인을 변하게 만드는 요소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그리고 프랑스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와인의 변질이 미생물로 인해 생긴다는 것을 발견한 이래 이상적인 밀봉 시스템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

최근 Alcoa사에서는 비노-실(Vino-Seal)이라는 유리마개를 개발하여 기존 코르크와 합성물질 마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식용으로 사용되는 병마개와 비슷한 디자인의 비노-실은 안쪽에 O자형 링이 있어 오염이나 산화를 방지하고 살균 봉합이 가능하다.

나파 밸리(Napa Valley)의 화이트홀 레인 와이너리(Whitehall Lane Winery)가 비노-실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첫 와이너리가 될 것이다. 알코아 클로져 시스템 인터내셔널(Closure Systems International; CSI)의 전통적인 코르크 마개와 기존 인공 마개에 대한 대체품으로 개발한 제품이 최초로 상용화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동 실링 시스템은 화이트홀 레인의 프리미엄 2003 Reserve Cabernet Sauvignon 4만5천병과 프리미엄 2003 Leonardini Vineyard Cabernet Sauvignon 3천병을 포장하는데 사용되었다.

화이트홀 레인의 사장인 토마스 레오나르디니는 “비노-실은 코르크와 합성 마개를 대신하는 고급 마개이다. 이 유리마개는 디자인도 고급스럽고 기능적이며 천연 코르크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도 비노실은 와인이 맛과 향의 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상적인 마개라는 평이다. 비노-실은 미국의 비노-락(Nivo-Lok) ‘글래스 온 글래스’ 와인 마개와 사촌간이라 할 수 있다.

동 제품 역시 독일의 알코아 CSI가 개발한 것으로서 유럽 전역의 350개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프리미엄급 와인 보틀링에 사용되고 있다. 알코아 CSI의 성인음료마케팅팀장 로라 클라크는 “두 유리 마개 제품의 유일한 차이점은 비노-락이 알루미늄 커버 캡을 사용하고 비노-실은 틴(주석) 캡슐을 사용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비노-실 유리병 마개 시스템은 몇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화이트홀 레인의 두 까베르네는 기존 코르크 마개를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느리게 숙성된다.

하지만 레오나르디니는 “가장 큰 장점은 코르크는 그 자체로 오염될 가능성이 있지만 비노-실은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비노-실을 사용한 병은 똑바로 세워놓아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노-실은 코르크 스크류가 필요 없으며 열기도 쉽다. 병입구를 싸고 있는 호일을 벗겨내고 마개를 빼내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시도된 새로운 아이디어는 또 다른 장점도 가져왔다.

즉, 마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개봉된 병을 쉽게 재차 닫아놓을 수 있다. 게다가 장식 효과도 있어 미술품 애호가들에게 미적인 요소로 어필하기도 한다.

화이트홀 레인의 와인메이커 딘 실베스트는 2년 넘는 기간 동안 알코아와 함께 유리 마개를 연구하고 실험해왔다. 그는 “보틀링도 부드럽게 되고 와인도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실베스터와 알코아는 2003 Reserve Cabernet Sauvignon의 숙성 과정을 계속해서 측정할 계획이다. 그는 “와인메이커로서 앞으로 와인이 어떻게 변해갈지 아주 궁금하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 된다면 이 프로그램을 더 많은 와인에 사용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비노-실은 기존 와인 마개의 대체품으로 개발된 첫 번째 미국산 제품이다. 2003 Reserve Cabernet Sauvignon 패키지는 알코아의 비노-실 마개와 함께 앙코르 글래스(Encore Glass)가 특별히 디자인한 병을 사용했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