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으로 고심하던 일본 음료 제조업체들이 차가 들어간 음료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음료업체들은 최근 허브와 곡물 같은 몸에 좋은 다양한 성분이 첨가되어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기존의 녹차나 우롱차와는 다르다고 한다.

1990년대 이후로 이같은 차 음료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기업들이 마케팅의 초점을 서서히 ‘녹차’로 맞추어 몸에 좋고 신선한 녹차를 선전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음료 업체들은 건강 음료의 수준을 녹차 이상으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코카콜라 재팬은 중국 한약 전문 업체 니혼도(Nihondo)와 함께 12가지의 다양한 허브가 들어간 ‘카라다 메구리차(Karada Meguricha)’를 개발했다. 지난 5월에 출시된 이 제품은 우롱차에 기초해 개발되었으며, 생강과 영지버섯 추출물 레이시 같은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

기린 음료도 이 부문에서 3년만에 처음으로 신제품 ‘지칸(Jikkan)’을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현미, 대두와 같은 5가지 성분이 들어 있다. 이토 엔(Ito En), 순토리(Suntory), 아사히 소프트 드링크(Asahi Soft Drinks) 등도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들의 가격은 보통 500밀리리터에 150엔 정도로, 녹차 음료와 비슷하다.

지난 3월 타카라 수조(Takara Shuzo)는 도쿠다미, 루이보스 같은 5개 성분이 들어간 음료 ‘디톡 티(Detoc Tea)’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디톡(Detoc)은 해독을 의미하는 ‘detoxification’에서 나온 이름으로, 최근 이 단어는 미용 및 건강 관련 산업에서 키워드로 등장했다.

이들 음료 기업들은 녹차 판매에 지장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비전통 녹차 제품의 홍보를 꺼려왔다. 이토 엔의 ‘오이 오차(Oi Ocha)’와 산토리의 ‘아이에몬(Iemon)’이 녹차 음료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은 녹차 신제품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접고, 대신 허브와 곡물을 첨가한 차 음료를 출시한 것이다.

가장 최근에 크게 주목을 받은 제품은 1993년에 출시된 아사히의 ‘주로쿠차(Jurokucha)’와 코카콜라(재팬)의 ‘소켄비차(Sokenbicha)’이다. 이 부문에서의 매출은 2000년부터 녹차 매출을 밑돌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카오(Kao)의 ‘헬씨야 료쿠차(Healthya Ryokucha)’, 요쿠르트 혼샤(Yakult Honsha)의 ‘반소레이차(Bansoreicha)’, 산토리의 ‘쿠로 우롱차(Kuro Oolong Tea)’ 같은 일부 차 음료 들은 일본 후생성에 의해 “특정 건강식품”으로 등록되었으며, 이에 힘입어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 음료 제품들은 이러한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이다. 일본의 식품마케팅연구소의 한 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제품의 효능이 확인되지 못한다면, 신제품들은 고전하게 될 것이다.”고 새로운 차음료 시장이 성숙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