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시판 의약품 패키지의 점자 표기가 의무화되고, 실제로 점자가 가공된 지기 패키지로 포장한 감기약이나 위장약 등이 독일 등의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움직임은 북미에도 영향을 미쳐, 캐나다에서도 같은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포장에서의 배리어 프리 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제약업계에 의약품 포장에 점자표기를 권고하는 등 의약품 포장에의 점자 표기 의무화가 예상된다.

특히, 가까운 일본의 경우 EU의 의무화에 대한 유사한 내용의 법률이 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의 포장 전문 주간지 「포장 타임즈」는 보도하고 있다.

실제로 점자 표기가 의무화된 EU에서는 “점자의 표준화”를 키워드로, 현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은 방법을 「가이드라인」으로 정하고, 이것을 EU 각국의 지기 조합에 반영시켰다.

「가이드라인」의 제정에는 지기 제조사, 의약품 제조사, 엔드유저(시각 장애인)가 상호 의견 교환을 해나가면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각각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쳤다.

「가이드라인」은 총 7장으로 구성되며, 지기의 점자 가공과 그 표준 제조 방법, 나아가 입고 데이터부터 패키지의 납품까지 트러블 없는 생산 공정을 실현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법도 제안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의약품 포장에 점자 표기가 늘고 있다. 동화약품공업은 상처 치료제 후시딘에 점자 표기를 하고 있으며, 삼일제약에서도 옵타젠트 점안액, 태준제약 포비론 점안액 등에 점자 표기를 도입 중이다.

이러한 점자표기의 도입과 관련, 제약업계에서는 기업 이미지 제고와 시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쇄 및 지기 제조사로써는 제약업체에서 지정하는 점자의 크기, 높이, 표기 위치 등이 각각 달라서 포장 생산 현장에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점자 표기는 지기 제조사에 있어서의 작업성, 생산성, 클레임 대응 등 다양한 면에서 많은 과제를 안고 있고 이에 대한 해결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