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및 사회 연구 위원회(Economic and Social Research Council ; ESRC)가 발표한 연구는 친환경 소비자(green consumer)가 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사회(sustainable society)를 실현하기 위하여 친환경 소비자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과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즈 대학(University of Leeds)이 주도한 이 연구는 친환경 생활 방식에 준하여 삶을 영위하고자 노력하는 소비자들이 구매할 제품을 결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에 참여한 윌리엄 영(William Young) 박사는 가장 환경 친화적인 입장을 취하는 소비자들조차 제품과 관련된 정보를 구하기 어렵고,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에 관하여 매우 혼동을 느끼며, 그들이 명확한 지침을 제공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영 박사는 전했다.

영국은 탄소 배출(carbon footprint)과 관련된 정보를 기재한 라벨을 제품에 부착하여 소비자들에게 제품에서 발생되는 탄소 배출량을 고지할 예정이다. 이러한 방침은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 저탄소 기술을 촉진하기 위하여 정부 자금으로 운영되는 기구)는 제품의 탄소 배출과 탄소를 억제하기 위한 제조사의 책임을 자세히 기재한 소비자 라벨인 공정 무역 라벨(Fairtrade label)을 부착하는 방안에 착수할 예정이다.

스낵 회사인 워커스사(Walkers)의 감자튀김(crisps, 탄소배출-75g), Boots Organics shampoo(148g), Innocent smoothies(294g) 등을 포함한 몇 가지 주요 브랜드 제품이 검정색 문자로 C라고 기재되어 흰색의 좁은 포장지로 감싼 로고 부착이 실행될 전망이다. 점차 더 많은 제품의 참여가 예측되며, 가장 적은 탄소를 배출하는 제품이 시장에서 거래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고의 검인을 거친 첫 번째 제품은 워커스사의 베스트셀러 상품인 “치즈와 양파 감자칩(cheese and onion crisps)”이 될 것이다. 카본 트러스트는 기업들이 제품의 첫 단계인 감자와 옥수수 제조업자에서 최종적인 단계인 재활용 컨설턴트까지 제품의 제조 주기를 추적함으로써 세 가지 경쟁 제품(crisps, Quavers, Doritos)에 대한 탄소 배출을 감정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워커스사는 제품의 탄소 배출을 1/3로 감소시켰다. 카본 트러스트는 톤(ton) 당 제품 가격이 산정되기 때문에 농부들이 중량이 더 나가게 하기 위하여 감자를 수화시켰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감자는 수분 함량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인공적인 습한 저장소에 저장됐다. 수분을 유지하는 방법은 다량의 에너지를 이용하고 상당한 배기가스를 발생시킨다.

이후 워커스사는 수분을 제거하기 위하여 얇게 썬 감자를 튀긴다. 이 과정은 전체적인 튀김 조리 시간을 증가시키고, 조리 중 배출되는 배기가스는 10%까지 증가시킨다.

감자가 거래되는 방법을 변화시킴으로써 카본 트러스트는 워커스사가 자사의 체인점이 연간 1,200파운드(￡)의 비용과 9,2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카본 트러스트는 수분 함량이 낮은 감자를 제조하는 농부들에게 상응하는 보상을 권고했다. 보상 정책 역시 실제적인 정보와 동시에 필요한 전략으로 구상되어야 할 것이다.

카본 트러스트가 수행한 연구는 소비자의 66%가 그들이 구매하는 제품의 탄소 배출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라벨이 부착된 제품에 대하여 기업들은 향후 2년에 걸쳐 제품의 탄소 수준을 억제하고 제품을 공급받는 체인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엄격한 분석을 수행해야 한다.

향후 소비자들은 친환경 전략에 더 빈번하게 노출될 뿐 아니라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받음으로써 자신들이 구매할 제품의 환경오염 여부까지 예측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영국의 환경친화적인 노력은 영국을 필두로 유럽 연합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과자를 구입할 때 인체에 유해한 트랜스 지방의 함량을 확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 온난화를 촉진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의 탄소 배출에 대한 이해는 기업이 친환경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환경을 촉진할 뿐 아니라 자발적인 탄소 배출 억제 효과를 통하여 유럽연합에서 시행될 배출권 거래제도에도 상당 부분 기여하게 될 것이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