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너지는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에너지 소비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온실가스 억제를 목표로 하는 미래 사회에서는 대규모의 바이오에너지가 수송, 산업, 전력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에너지 산업의 활성화가 예측되는 가운데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할 때 함께 만들어지는 부산물을 이용하여 친환경 재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부산물의 경우 특별한 용도를 지정하여 제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폐기물로 간주되고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오리건주립대학(OSU; Oregon State University) 공과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바이오디젤 생산재와 포도주 양조법(winemaking)을 이용하여 얻어진 혼합 부산물이 슈퍼마켓에 있는 육류용 포장 용기로 사용되는 발포폴리스티렌(polystyrene foam)을 대체하는 친환경 폴리머(green polymer)로 제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 폴리머는 가구의 제조, 파티클 보드(PB; particle board), 벽난로용 땔감, 단열 재료, 심지어는 헤어 젤 등에서 유용하게 이용될 전망이다. OSU 공과대학의 David Hackleman 박사는 이 공정이 매우 독특하고 시장성을 갖추고 있으며, 학생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특허 출원 중이라고 밝혔다.

화학 공학부 학생들로 구성된 오리건주립대학 연구팀은 바이오디젤 제조 부산물인 글리세린(glycerin)과 포도주 제조 부산물인 타르타르산(tartaric acid)의 조합을 면밀히 조사했다. 두 물질이 혼합될 때, 구성 성분들은 단단하고 거품이 많은 폴리머를 만들어냈다.

1880년대 유사한 재료가 니스(varnish)와 페인트로부터 제조되어 이용된 바 있다. 연구팀은 새롭게 발견된 물질이 물에서 생물 분해된다고 강조했다.

Hackleman 박사는 학생들에게 이 재료를 포장 용기처럼 트레이에 넣어 틀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첫 실험에서 바위처럼 단단한 실패작을 얻었다. 여러 차례의 실험을 거쳐 연구팀은 톱밥과 나무 부스러기 같은 다른 부산물을 혼합하여 보다 더 다루기 쉬운 아교질을 얻을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얻어진 재료는 틀을 만들기 적당했고 약간 끈끈한 특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얻어진 재료를 오븐에 넣어 가열하여 견고성을 점검했다. 그린 폴리머는 600 ℃에서 기화됐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한편 강도(strength)와 생물 분해성(biodegradability)을 개선하기 위한 그린 폴리머의 정제와 테스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Hackleman은 이 기술이 아직 명확한 체계를 갖추지는 못했으나 곧 상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Hackleman은 바이오디젤 제조에 많은 글리세린이 부산물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는 친환경 산업으로부터 발생하는 폐기물조차도 전세계적인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용한 용도로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는 현대 사회는 인스턴트식품의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2002년 프랑스는 가정에서 급증하는 생활 포장재 및 포장 용기의 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생활 포장 폐기물에 대한 안내서를 발급한 바 있다. 포장 기술의 발달과 산업계의 기술 진보에도 불구하고 포장 용기와 포장재의 소비는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각 기업과 정부는 폐기물로 쌓이고 있는 포장재를 줄이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보와 교육뿐 아니라 재활용 방안, 기술적인 혁신을 통해 포장재의 부피를 줄이거나 포장재 자체를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생분해되지 않는 발포 폴리스티렌의 특성 상 폐기물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새롭게 고안된 그린 폴리머는 발포 폴리스티렌이 갖는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바이오디젤 제조 및 와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까지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유망한 기술로 평가된다. 이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은 친환경 건물의 자재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