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통 중인 수입 병 식품의 3개 중 1개꼴로 병뚜껑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복심 의원(대통합민주신당)에게 제출한 ‘국내 유통 병제품 뚜껑에 대한 DEHP 수거, 검사 현황’에 따르면, 수입 병 식품의 뚜껑 33%에서 내분비계 장애추정물질인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나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DEHP는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하는 가소제로 널리 쓰이는 무색무취의 액체로, 사람에게 암, 생식기능 장애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다.

특히 지방성 식품에 스며들 우려가 있어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은 유지나 지방을 함유한 식품의 용기나 포장재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기구 및 용기, 포장 제조에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식약청은 국산식품 14건, 수입식품 61건 등 총 75건의 병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국산식품 14건은 검출되지 않은 데 반해, 수입 식품 61건 가운데 33%인 20개 제품의 뚜껑에서 DEHP가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검출된 제품의 원산지는 중국이 16건, 인도네시아 3건, 태국 1건의 순이었다. 식품 유형별로는 소스류 12건, 기타 가공품 7건, 과실류·채소류 가공품 1건이었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제품 가운데 90%이상이 회수되지 못하고 유통 중인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DEHP가 검출되어 부적합 판정을 받은 20개 제품의 수입량 6만7천165kg 중 7.2%인 4천856kg만 수거됐고, 나머지 6만2천308kg은 현재 유통 중인 것으로 드러나 이들 제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