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일반 건전지가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의무대상 품목에 포함됨에 따라 반드시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지자체의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지난 8월 지자체 108곳을 선정해 폐건전지 분리수거 대응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23%(25개)만 분리수거함 설치비ㆍ홍보비ㆍ운반비 등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서울 중랑구는 ‘폐전지 분리수거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 울산 남구는 ‘환경부가 안을 내놓더라도 결정되지 않은 사항’, 인천 남구와 대구 서구 등 7개 지자체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답해 내년부터 분리수거가 의무화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분리수거함의 경우 환경부가 2만개를 11월까지 학교, 백화점, 대형마트 등 공공장소에 설치하지만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에는 지자체가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지자체들이 잘 모르고 있었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폐전지 분리수거가 불과 4개월 뒤에 시행되는데 수거주체인 지자체의 준비가 이렇게 미흡하면 시행초기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라며 "환경부가 분리함 설치 및 관리에 대한 지침을 지자체에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전지류 발생량은 5억1천만개로 추산되며 전체 전지 사용량 중 90%를 차지하는 알칼리망간전지와 망간전지가 2008년부터 EPR 대상에 포함된다.
EPR은 생산자에게 출고량 대비 재활용 의무 비율을 부과해 의무 비율을 채우지 못할 경우 부과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