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에서 검출되는 화학물질 비스페놀 A(BPA)에 대해 미국 정부기관이 처음으로 유해성을 인정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국립 독극물 연구소(NTP)에서는 BPA가 인체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해왔으며 이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오는 6월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로 플라스틱이나 에폭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BPA는 동물 실험결과 임신이나 수유기간 중 장시간 노출될 경우 생존율과 성장률에서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NTP측은 이러한 동물실험 결과가 인체에도 비슷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BPA가 이미 인체에 널리 퍼져 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국(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여섯 살 이상 조사 참여자 93%의 소변 표본에서 BPA가 검출됐다.

BPA는 주로 식료품이나 음료수를 용기에 밀봉하는 과정 중 섞여 들어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유아의 BPA 흡수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정부의 경우 지금까지 비스페놀 A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상당한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PT가 직접 비스페놀 A를 규제할 수는 없지만 화학물질 노출 제한 규정을 만드는 미 식품의약국과 환경보호처에서 NPT의 연구 결과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캐나다 보건 당국에서도 BPA를 ‘독성물질’로 규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식적으로 BPA를 독성물질로 규정한 나라는 캐나다가 처음이 된다. 캐나다 보건장관이 향후 BPA 사용을 금지하는 특별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BPA의 위해성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일부 젖병 제조업체들은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데 젖병 가열시 BPA가 방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