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수입 판매업체가 OEM 방식으로 외국에서 제조해 전량 국내에서 판매하는 건면류ㆍ레토르트 식품ㆍ과자류 등 수입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을 과학적인 근거 없이 설정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통기한 설정 근거를 사전에 확인하는 법적 절차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보안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원장 박명희, www.kca.go.kr)이 시중에 유통중인 OEM 수입식품 153개를 대상으로 유통기한 설정 근거를 조사한 결과, 조사 제품 중 94.9%인 130개 제품이 유통기한 설정을 위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통기한 설정 근거로 제시한 23개 제품도 국내에 제품을 유통시킨 후 유통기한에 대한 실험을 했거나 우리원의 자료 제출 요구 공문 접수 후 제조회사에 연락해 사본을 받는 등 식품을 수입하기 전에 식품 안전에 대한 사전 검증과 데이터 평가 및 판단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과자류와 레토르트 식품의 유통기한은 6~12개월로 비교적 짧고, 참치ㆍ옥수수ㆍ과일 등 통조림 제품의 유통기한이 24~60개월로 비교적 긴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유형별로 평균 유통기한을 확인한 결과, 참치ㆍ옥수수ㆍ과일 등 통조림 제품이 평균 40개월로 가장 길었고, 분유 26개월, 건면류 24개월 등의 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유통기한 설정 근거를 사전에 확인하는 법적 절차가 없어 이에 대한 보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에는 국내 식품 제조ㆍ가공업자와 식품첨가물 제조업자는 제품 생산 개시 전이나 제품 생산 개시 후 7일 이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정해 고시한 기준에 따라 ‘유통기한 설정사유서’를 첨부해 품목제조보고서를 제출토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수입되는 식품의 경우 국내에서 제조하는 식품과 달리 식품의 유형에 따른 이화학적ㆍ미생물학적ㆍ관능적 실험지표 등 유통기한 설정 기준에 따른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에 근거한 ‘유통기한 설정 사유서’ 제출과 같은 사전 확인 절차 없이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에 사용되는 원료의 품질과 제조 위생 수준이 다르고, 포장 방법과 재질이 다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유통기한을 설정하거나, 지명도가 있는 다른 업체의 동일 품목 같은 제품의 유통기한을 적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OEM 방식으로 수입되는 식품에 대한 ‘유통기한 설정사유서’ 사전 제출 의무화 방 안을 건의할 예정이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