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의 고합 필름사업 인수문제에 대해 미가동라인의 인수만 허용하고 가동 라인은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따라 고합의 미가동 생산설비 1개는 코오롱에, 나머지 1개 라인은 효성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고합 나일론 필름공장을 인수한 코오롱의 기업결합허가신청에 대해 인수를 허용하는 대신,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2개 생산라인중 미가동중인 1개 라인을 제외한 나머지 설비를 2개월내 제3자에게 매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코오롱이 고합의 나일론 필름 사업을 인수할 경우 국내 나일론 필름 시장에 대한 시장지배력이 증가, 경쟁제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등 위법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그러나 “이번 기업결합건이 허가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고합의 구조조정 지연 등 현실적인 우려를 감안, 코오롱의 고합 인수를 허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현재 국내 나일론 필름시장 점유율이 45.9%로 시장점유율 13.1%인 고합 나일론 필름 사업을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이 59.0%에 달해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요건에 해당된다. 따라서 가동설비를 제3자에게 매각하게 되면 예비협상대상자인 효성이 유력하며 이럴 경우 양사의 국내 필름시장 점유율은 코오롱과 효성이 각각 45.9%, 42.2%로 과점상태가 된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코오롱에 고합 나일론필름사업 인수와 관련, 가동라인의 2개월내 매각에 장애가 되는 어떤 행위도 할 수 없다는 조건을 부가로 달았다.
이에앞서 코오롱은 지난 8월 고합 채권단으로부터 고합의 당진 나일론 필름공장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9월말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과정에서 효성이 기업결합에 관한 공정거래법 저촉여부를 놓고 공정위에 제소하면서 양사간 고합 필름사업 인수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돼왔다.

한편, 양사 고위관계자는 이날 코오롱이 미가동시설만을 인수하고 가동설비는 효성에 넘기기로 사실상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효성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독과점에 따른 기업결합의 위법성을 인정한 것이나 시정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서는 원칙에 입각한 판단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시정조치가 내려진만큼 고합의 구조조정 차원에서도 효성이 신속히 인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PolyC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