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최고 히트상품으로 막걸리가 선정되었다. 지난해의 막걸리 열풍이 올해에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가 막걸리 판매 지역 제한 규정을 철폐하고, 유통기한도 최대 30일까지 늘어나면서 막걸리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챈 대기업들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울탁주 등 지역별 탁주 조합과 국순당 등의 주류업체, 소규모 주가에서 생산하던 막걸리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막걸리 춘추전국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막걸리는 1960년대까지 전체 주류 소비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이었다. 하지만 65년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지하는 양곡법이 시행되면서 막걸리를 밀가루나 아주 질이 낮은 쌀로 만들거나, 카바이트나 사카린으로 발효시키는 등 막걸리 고유의 맛을 잃게 되면서부터 소비자들로부터 저급한 술로 인식, 외면받기 시작했다.
또한, 과거의 막걸리는 폴리에틸렌 병에 담겨 잘 터지고, 잘 새는 등 마시기도 불편했다. 맥주와 양주가 보급되고, 소주가 서민주로써 인기를 끌면서 막걸리 소비량은 1990년대까지 급감했다. 그러던 막걸리가 플라스틱 병과 캔에 담기면서 일본으로 수출하기 시작, 일본발 막걸리 열풍이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 막걸리 열풍에는 막걸리를 상품화하고, 유통할 수 있게 한 숨은 주역의 역할이 컸다. 바로 (주)현우기술연구의 발효가스를 배출하는 마개다.
발효가스 배출하는 똑똑한 막걸리 마개
 | (주)현우기연의 발효가스를 배출하는 막걸리 마개 | 막걸리는 누룩에 의한 발효주로, 유통과정 중에도 용기 내에서 계속해서 발효되기 때문에 내부의 가스를 외부로 적절히 배출해야만 하며, 동시에 막걸리가 부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소의 유입은 차단해야만 한다.
CO₂를 비롯한 가스의 배출을 적절하게 하면 막걸리의 맛과 향은 물론, 신선도를 향상시키지만, 배출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면 그 압력으로 인해 용기가 폭발하거나, 뚜껑 부분으로 막걸 리가 새어서 그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져 버린다.
 | (주)현우기연의 막걸리 마개가 적용된 막걸리 제품들 | 과거에는 용기가 터지는 것을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 팽창할 수 있는 폴리에틸렌으로 병을 만들고, 알루미늄 캡 가운데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가스 배출량을 조절하였다. 하지만 이것 역시 용기가 터지거나 내용물이 새는 것을 완벽하게 막지는 못했다.
(주)현우기술연구의 박승원 대표는 막걸리를 원활하게 유통할 수 있고,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패키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 발효가스를 적절하게 배출하는 마개의 개발에 성공하였다.
박대표가 개발한 가스배출용 막걸리 마개는 발효가스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성 필터(filter)를 마개 위쪽에 설치하여 그 표면을 통해 발효가스를 미세하게 배출시킨다. 이로 인해 막걸리의 발효 상태를 온도 등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고, 적당한 탄산 맛을 유지하여 막걸리 고유의 감칠맛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해줄 수 있게 되었다.
동사의 마개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서울탁주, 부산탁주와 광주, 포항, 상주 등 전국의 대부분의 막걸리 양조장에 납품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편, 현우기연은 막걸리를 비롯하여 김치, 된장 등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에 적용할 수 있는 패키지를 연구, 개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발효식품의 뛰어난 영양성과 저장성을 국내는 물론, 세계에 알리기 위해 현우기연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연구를 통해 패키지 기술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막걸리 마개에 적용 중인 발효가스 배출 기술을 김치 용기나 된장 용기에 적용하는 것을 연구 중이다.
막걸리 고급화를 위한 패키지 필요
지난해 말 ‘전통주 등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함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전통주의 원산지 표시제가 도입되고, 품질 인증제가 확대되는 등 막걸리 품질 고급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와 함께 막걸리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대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막걸리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3000억 원 규모였던 막걸리시장이 2011년에는 5500억 원, 2012년에는 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듯 커지는 시장 규모와 수요에 맞춰 막걸리 제품의 수준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좋은 재료로 맛있는 막걸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맛있게 담근 막걸리를 소비자가 맛있게 마실 수 있도록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효식품인 막걸리를 어떻게 포장하고,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새 술은 새 포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막걸리는 현우기연의 가스 배출 마개와 같이 막걸리의 특성을 이해하고, 뛰어난 기술로 만든 새 포대, 새로운 패키지에 담아야만 한다. (문의 : 02-448-0744)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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