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병화 한국포장전략연구소 소장

봄기운이 완연하다.

묵은 겨울의 먼지를 털어내고 산뜻한 봄맞이를 준비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런 봄맞이는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산업분야에서도 함께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국내 포장산업도 새로운 봄을 맞아 여러 가지 산적해 있는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한 후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포장에 대한 사회시각의 변화

현재 국내 포장산업은 새로운 중흥기에 접어들고 있다. 많은 분야에서 포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포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새롭게 변하고 있다. 이와 같이 포장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포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직업적인 자긍심뿐만 아니라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동안 포장은 환경 문제의 주원인인 것처럼 알려졌으며, 기업체에서 종합적인 원가절감을 추진할 때 포장가격의 삭감을 우선순위로 두는 낮은 인식으로 비춰져 왔다.

이러한 인식에는 포장이 지니고 있는 기능적인 부분은 크게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많다. 인간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로 하는 제품에는 포장이 반드시 수반되며, 포장의 기능성이 그 제품의 구성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살펴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포장이 새롭게 평가되기 시작하면서 포장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오히려 포장이 없었더라면 쓰레기 발생량이 크게 증대하여 우리의 환경은 더욱 황폐화 되었을 것이라는 인식 확산, 간편하고 편리한 즉석밥이나 대용량 PET병 맥주의 등장과 이들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으로 크게 히트를 하면서, 포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

포장기술이 새로운 제품을 탄생하게 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포장산업 내부의 변화 있어야

이러한 포장에 대한 사회적 시각의 변화 속에서 포장산업 스스로의 변화도 함께 진행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새로운 기술 개발의 중요성에 눈을 돌려야 하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투자조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제품의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것을 단숨에 한꺼번에 이루기에는 많은 어려운 여건이라는 것도 알지만, 현실이 포장업계의 투자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와있다고 판단된다.

중국의 성장과 선진국의 새로운 기술 발전은 가격 경쟁에 의존해오던 국내 포장산업계에 커다란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기술 우위의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이 중요시되고 있다.

포장분야 문제해결을 위한 대표기관 필요

우리의 포장은 기업의 투자에 대한 변화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부분에서의 변화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계속해서 논란되어 왔던 포장 대표기관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자국의 환경보존의 인식증대, 계속 증대 추세인 물류비용, 국제무역의 관계가 보다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포장의 문제들도 점점 종합적으로 복잡하고, 정밀하게 세분화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은 일반 기업들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것들로 국가적인 차원의 대처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정부와 포장산업 부문, 포장재의 사용자 등 포장과 관련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 구심점의 포장대표기관이 이제는 만들어져야 한다.

기성세대 포장인이라면 포장대표기관이 없어서 현재 포장산업의 문제점과 발전의 한계에 대하여 공감하고 있으리라 사료된다.

현재 국내의 포장산업이 타 산업과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나보다는 우리라는 개념으로의 발상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고, 아울러 대표포장기관의 더 큰 의미는 생소한 포장학과에 입학하여 희망찬 내일을 고대하면서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우리의 포장 꿈나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포장기반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시급하다고 느껴진다.


변화의 시대로 나아가길 기대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최근의 포장분야 뉴스를 보면 포장관련 업체들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과 무엇보다 실용화의 가능성이 높거나,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분야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듯해 마음 뿌듯하다.

이러한 봄기운 같은 분위기를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국내 포장분야가 안고 있는 묵은 문제들을 하루빨리 거둬내고 새로운 변화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