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4월이 지나고 5월이 왔습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습니다. 4월 한 달 내내 우리를 긴장시켰던 서해에서 일어난 ‘천안함 사건’은 천인공노할 만행의 극치로써 기록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호가 침몰될 위기가 되는 국가안보의 비상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온 민족이 올해로 60주년이 되는 6.25의 참상과 민족상잔의 아픔을 가슴에 품으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기적 같은 경제 회생으로 남북대치의 상황을 잊어가고 있음에 철 채찍으로 우리 자신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했습니다.

배고파 굶주리던 보릿고개의 시절을 언제부터인가 잊고, 그때에 비하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은 ‘긴장감이 풀어졌다’는 사회적 질타를 겸허히 받아야 하겠습니다.

4월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잔인한 사건·사고들이 많았지만, 금년에는 온 지구상에서 참으로 많은 참상의 사고들이 있었습니다.

이상저온에다 침몰, 비행기 추락, 세계 곳곳의 지진이며 화산폭발이며, 폭탄테러, 유혈사태 등 예상치 못한 갖가지 사고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데다, 날씨마저 춥고 폭설까지 퍼부어대니 2010년 4월의 봄은 따스한 생 기운이 솟는 희망의 봄이 아니라, 절망의 괴짜 봄이 되고 말았습니다.

‘무소유’의 삶을 일깨우고 떠나신 법정스님이나 ‘사랑과 배려, 바보의 나눔’ 정신을 실천하시던 김수환 추기경의 숭고한 정신 계승을 기릴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4월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50주년을 맞은 4.19혁명, 미국의 아브라함 링컨대통령과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총탄에 맞아 쓰러진 사건 등 4월의 의로운 피 흘림으로 그 정신이 이어지고 있으며, 사랑으로 약자의 편에 있었던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기적 같은 부활의 기쁨도 4월에 있었습니다.

이제 자비의 석가탄신의 5월을 맞으니 따스하고 온화한 5월의 봄을 기대해봅니다.

잔인했던 4월을 되새기며,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바친 천안함 장병들의 영혼 영생을 빌면서 살아남은 우리는 우리의 피와 눈물, 땀으로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국가초석으로 뒷받침되는 힘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천안함 사건’을 국가 안보의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긴장감으로 다시 고쳐 잡고, 산업경제 분야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칠레 지진 사고로 인하여 우리 포장산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지만, 5월에는 포장인 모두가 따스한 봄기운으로 가득하기를 염원합니다.

너무나 추웠던 4월이 지나가고, 드디어 5월이 왔습니다.


2010년 5월 1일
발행인 김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