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발행인 편지에서 치즈 이야기를 했더니 이에 관하여 어느 독자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Who moved my cheese?)」는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70세가 넘어선 스펜서 존슨이 10년 전에 쓴 작품으로, 세계인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국내에서도 그 반열에 올랐습니다.

독자 모두가 거의 알고 있을 스토리겠지만, 줄거리 내용을 같이 음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생쥐 「스니프」와 「스커리」, 꼬마인간 「헴」과 「허」는 맛있는 치즈를 찾아다니는 것이 일과였다. 미로 속을 열심히 뛰어다닌 끝에 그들은 치즈가 가득 찬 창고 C를 발견, 매일 그곳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치즈를 먹었다. 생쥐들은 치즈창고를 발견한 후에도 매일 창고에 가서 어제와 다른 변화가 있는지 확인한다. 반면 꼬마인간들은 평생 먹을 수 있는 양이라 착각하고 변화에 대비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치즈가 없어졌다. 생쥐들은 창고의 치즈가 줄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놀라지 않았다. 생쥐들은 미로 속으로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섰고 새로운 치즈창고 N을 발견한다. 반면 꼬마인간들은 누군가 다시 창고에 치즈를 가져다 놓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사라진 치즈는 돌아오지 않았고 「헴」과 「허」 사이에 갈등이 생기며 둘은 헤어졌다. 「헴」은 계속 기다리고 기도한 반면, 「허」는 새로운 치즈를 찾아 미로 속을 헤맨 끝에 새 창고 N을 찾아냈다. 생쥐들은 그곳에 먼저 와 있었다.”

「허」는 “변화는 치즈를 계속 옮겨 놓는다. 변화를 예상하고 신속히 적응하라. 두려움을 떨치고 새 치즈를 찾아 떠나라. 사라진 치즈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릴수록 새 치즈는 더 가까워진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치즈는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버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치즈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고 남아있는 치즈는 오래되어 맛도 변해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눈앞의 작은 성취에 안주하며 변화를 꺼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임을 깨우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치즈는 자신의 직업·돈·건강·인간관계·가정·기업 등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치즈를 마음 속에 두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자신이 찾던 치즈를 얻게 되면 그것에 집착하며 얽매이지요. 세상은 계속 변화하고 있지만, 더러는 변화의 진행을 느끼지 못하거나, 아니면 천천히 느끼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지요.

희랍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그 사실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변화의 문제는 오늘날과 같이 「웹」이 「앱」으로 변하는 등 사회환경과 기술이 극히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고 모든 가정, 기업, 나아가 국가적인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우리 포장인들은 잡지, 신문, 정보지 등 정보매체를 통하여 세계의 치열한 경쟁, 환경·기술의 변화와 혁신의 흐름을 읽고 우리 포장업계에도 예외 없이 닥쳐오고 있는 시장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해 가도록 해야겠습니다.

2010년 11월 1일
발행인 김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