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서남표)는 물리학과 윤춘섭 교수팀이 금오공과대학 고분자공학과 장진해 교수와 공동으로 플라스틱 기판의 산소투과도를 1천분의 1로 낮추는 독창적 개념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가스 배리어(Gas Barrier) 기판을 개발했다고 지난 9월 6일 밝혔다.

이 기술을 식품 포장재에 적용할 경우, 산소투과도가 100분의 1∼1천분의 1 ㏄/㎡로 기존 포장재의 10분의 1 이하이기 때문에 식품 보관기간을 최소 5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윤 교수팀은 설명했다.

윤춘섭 교수, 장진해 교수(왼쪽부터)

식품의 장기 저장 시에 산화와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산소투과도와 습도투과도가 낮은 포장재를 사용해야만 한다. 윤 교수팀은 이 새로운 기술로 식품 보관 기간을 최소 5배 이상 늘릴 수 있어 식품의 유통 구조에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라면 봉지와 같은 기존의 식품 포장재는 산소투과도와 습도투과도를 낮추기 위해 플라스틱 필름 위에 알루미늄 코팅을 하는데, 알루미늄과 음식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기 위해 알루미늄 코팅 위에 보호막 코팅을 다시 입혀야 되는 번거로운 공정을 거친다.

그러나 나노 복합체 가스 배리어 기판 기술을 이용하면, 알루미늄 코팅과 보호막 코팅이 필요 없기 때문에 생산 공정이 단순해져 생산 단가도 훨씬 저렴해지고 친환경적인 장점이 있다.

이번 성과는 평판형 나노입자를 플라스틱 기판에 분산시킨 후, 박리 및 배향시키는 나노 복합체 기판 원천기술의 개발을 통해 얻어졌다고 공동연구팀은 밝혔다.

개발된 나노 복합체 기판 기술은 원래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플렉시블 유기발광 디스플레이(OLED)의 구현을 위해 개발되었는데, 높은 기계적 유연성, 낮은 투습도 및 투산소도, 높은 광투과도 등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획기적인 기판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플렉시블 가스 배리어 기판 기술은 플라스틱 기판 위에 유기 고분자 층과 무기물 층을 교차로 증착시킨 다층 박막 구조를 가진다. 이 구조로 인해 기판을 곡률반경이 작게 휘거나 접을 경우, 무기층에 균열이 생겨 가스 배리어 기능을 상실한다. 이 때문에 기계적 유연성에 한계를 가질 뿐만 아니라, 생산 단가가 높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윤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 복합체 기판 기술은 기판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는 유기 고분자가 유연성을 담당하고, 평판형 나노입자가 가스 배리어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높은 기계적 유연성과 가스 배리어 특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고, 롤 투 롤(Roll to Roll) 공정이 가능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윤 교수는 2008년부터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ETRI와 공동연구과제로 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된 가스 배리어 기판 기술의 특허 등록을 마치고 관련기업과 기술 이전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