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정제, 광택제, 얼룩제거제 등의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화학제품들이 어린이들도 쉽게 뚜껑을 열 수 있는 일반용기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학제품에는 메틸알코올, 벤젠, 톨루엔과 같은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일정량 이상을 마시거나 냄새를 맡을 경우에는 중독이나 환각상태에 빠질 수 있고 소화기관 화상과 같은 심각한 위해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생리학적으로 성장과정에 있는 어린이의 경우에는 소량을 마시더라도 어른에 비하여 치명적일 수 있으며 중독에도 약하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의 선진국은 어린이 중독사고 예방을 위하여 ‘어린이보호포장’ 의무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2002년 미국의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이 제도를 시행한 이후 중독사고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 수가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어린이 보호포장’이란 성인이 개봉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만 5세 미만의 어린이가 일정 시간내에 내용물을 꺼내기 어렵게 설계·고안된 포장(용기를 포함)을 말한다.

10월부터 어린이보호포장 의무화

우리나라는 작년 10월에 특정 화학제품의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에게 ‘어린이 보호포장’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를 신설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이 개정되어, 금년 10월 22일부터 시행하게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미국의 관련자료를 토대로 방향제, 세정제, 접착제, 얼룩제거제, 광택제, 부동액, 자동차용앞면창유리세정액 등 7종의 화학제품을 어린이보호포장대상품목으로 정하는 것으로 정부안을 마련하였다.

또한, 안전기준으로 국제표준에 부합되는 KS 규격(KS A ISO 8317)을 채택하고 소비자보호원과 공동으로 보호포장용기 및 일반용기를 5종을 대상으로 모의시험을 실시하여 그 결과를 관련업계에 제시하였다.

그러나, 세 차례에 걸친 관련업체 간담회와 10여 업체에 대한 방문 실태조사, 그리고 생산자 단체·소비자 단체·전문가 등 18명으로 구성한 실무위원회의 두 차례 회의 등을 통하여 각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결과, 관련업체에서는 어린이 안전 보호를 위하여 ‘어린이보호포장’을 하여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하여는 이의가 없으나, ‘어린이보호포장’을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련업체, 어린이 안전 보호를 위해 ‘어린이보호포장’의 당위성에 대해 이의 없으나, ‘어린이보호포장’ 준비에 많은 어려움 토로하고 있는 것이 현실...


업체 준비하는데 어려움 토로

가장 보편적인 푸시다운턴캡 방식(뚜껑을 눌러서 돌린 후 개봉하는 방식)으로 용기를 바꿀 경우, 안전뚜껑의 가격이 80원으로 일반뚜껑보다 4배정도 비싸고, 뚜껑 크기가 변경되어 생산을 중단하고 일부 공정을 수정해야 하므로 시행 시기의 연장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관련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분무용기의 경우에는 모의시험 결과에서는 어린이 대부분이 개봉하여 별도의 안전장치가 추가되지 않으면 어린이 보호포장으로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액체가 분출되는 부위의 면적이 작아서 어린이가 열기 어려운 구조로 제작하기 곤란하므로 어린이보호포장에서 제외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밖에도 지난 4월 29일 개최한 업계 설명회에서 20여건의 의견이 제출되는 등 방향제, 세정제, 접착제, 부동액, 자동차용앞면창유리세정액 등의 개별 품목별로도 경우에는 구체적인 유해물질의 성분 및 함유량 등에 대한 의견이 있어 왔다.

업계의견 수렴 후 6월 확정고시 예정

기술표준원은 이번 설명회의 결과와 방문 또는 공문으로 제출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최종안을 작성하는 단계에 있으며, 공산품안전관리위원회 및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 6월중 확정 고시될 예정이다.

최종안은 관련 업계의 의견을 상당 부분 수용하여 초안보다는 많은 부분 완화된 측면이 있으나 실효성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번에 정하게 되는 어린이보호포장대상품목과 구체적인 범위는「금년 10월」에 시행을 위한 것으로 앞으로도 그간 논의되고 제기되었던 대상품목과 구체적인 범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많은 사업자분들께서 지난해 10월부터 공지해 드린 제도 시행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되어 사업자-소비자-정부 모든 주체가 어린이만큼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