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민 상무

지금이 국내 패키징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가장 큰 문제는 원재료가의 상승으로 인한 압박과 동시에 사용업체의 원가절감에 맞춰 가격 인하라는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상황을 헤쳐 나갈 뾰족한 방향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산업 여건에서, 또한 거대 원료업체와 사용업체 간의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의 포장재 업체로써는 사면이 막힌 방에 놓여 있는 셈이다.

최근 골판지 업계의 어려움은 원재료인 폐지의 중국 수출로 인해 일부 업체가 가동을 멈추는 지경에 까지 와있다. 물량을 맞출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까지 인상 되면서 최근 골판지 업계와 지함업계 간의 갈등에 대한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연포장 및 플라스틱 용기 업체에서도 올라가는 레진 가격으로 생산비는 높아진 반면 수요업체의 가격 인하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지면서 마진 제로의 울며 겨자 먹기 식의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영업 조건이 더욱 경쟁체재로 바뀌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설비를 돌려야겠다는 일부 업체로 인해 덤핑의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관련 단체의 중계 역할도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그 모든 원인은 샌드위치 신세의 이중고를 격고 있는 패키징 산업계의 열악함에 있다.

모두가 상생하는 방법은 없을까?

사용업체의 입장도 수월하지 않다. 경기 침체와 맞물려 소비자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매출에 대한 부담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또한, 유통의 강자인 대형매장에서의 여러 요구조건에 맞추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을 추진해야 하는데 가장 쉬워 보이는 부분이 포장이다.

그러다 보니 포장에서의 비용을 줄이기 위한 압박을 지속한다. 포장을 통한 소비자의 니즈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임에도 비용의 문제가 더 우선하는 것이다.

이렇게 패키징 산업의 구성요소인 패키징 생산자와 사용자 모두가 동시에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쳐나갈 방법은 없는 것인가?

패키징 산업은 단순히 단절되어 있는 산업이 아닌, 재료에서부터 생산, 가공, 후처리 등을 거쳐 제품에 적용되는 과정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체인으로 묶여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패키징 산업은 흔히 이야기 하는 가치 사슬의 흐름을 갖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문제는 다른 쪽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과정마다 고조 된다면 서로 다른 부분의 문제로만 치부하던 것들이 이후에는 더 큰 문제로 자신의 부분으로 전가될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가치 사슬에 연결된 각 부분들이 함께 모여 논의를 해보는 자리가 필요하다.

성공 제품을 위한 공동의 작업 필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interpack 2008 전시회에는 특별한 전시관이 하나 꾸며졌다. 패키징의 각 연결고리들이 하나의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 제품을 팔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논의를 하는 자리였다.

하나의 제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장재의 원재료 생산자에서부터 포장재 생산 가공업자, 패키지 디자인, 소매업체가 제품을 개발하고 브랜드 업체와 함께 모여 의논을 하는 자리였다.

이노베이션 팍 패키징(INNOVATIONPARC PACKAGING)으로 명칭된 이곳에서는 성공한, 팔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과 관련된 모든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이 함께 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성공한 제품을 위해서는 서플라이 체인 모두가 함께 공동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의 경향이 되고 있다.

현재, 패키징 생산업체 및 사용업체 등 국내 기업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의 궁극적인 부분은 영업이 어렵다는 부분이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기존의 비용절감, 가격을 통한 승부로는 해결하기 힘들다. 더 높은 가치를 통해 승부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서로 연결된 다양한 부분들이 하나의 테이블에 둘러앉아야 한다. 그동안 유지되어 왔던 갑과 을의 관계만을 고집한다면 앞으로 미래 비즈니스 상황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상생의 테이블을 지금이라도 바로 펼쳐보자.